평일강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21/10/04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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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9-23 ㅣ No.4797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21/10/04 월요일

 

프란치스코 성인은 1182년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아시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셨습니다. 기사의 꿈을 안고 전투에 참가했다가 포로가 된 그는 많은 보석금으로 석방되셨습니다. 프란치스코는 다시 예전처럼 자유분방하게 살다가 중병에 걸렸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다가 회복한 그는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며 기도 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이러한 그에게 젊은이들이 모여들자 그들과 함께 프란치스코회‘, 작은 형제회를 설립하여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는 1224년 무렵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의 다섯 상처, 오상을 자신의 몸에 입으셨는데, 이러한 오상의 고통은 그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1226년에 선종한 그를 2년 뒤 그레고리오 9세 교황이 시성하고, 이탈리아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떤 율법 교사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묻습니다.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 예수님께서 율법서에 어떻게 쓰여 있느냐고 물으시자, 그가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하였습니다.”(27) 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그가 대답한 대로 살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율법 교사는 예수님께 짐짓 자신이 정당한 것처럼 반문합니다.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29) 예수님께서 그에게 그 유명한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드십니다.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던 어떤 사람이 강도를 만나서 길가에 쓰러져 있는데, 그를 본 사제도 레위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그런데 우연히 그 길을 지나던 유다인과는 적과 같이 지내던 사마리아인이 그 유다인을 바라보고는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에게 다가갑니다. 그에게 다가가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맨 다음, 자기 노새에 태워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줍니다. 이튿날 그는 두 데나리온을 꺼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비용이 더 들면 제가 돌아올 때에 갚아 드리겠습니다.”(35) 하고 말하고는 자기 길을 떠납니다.

 

이 비유를 마치시고 예수님께서는 율법 교사에게 하문하십니다.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36) 율법 교사가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37)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37)

 

오늘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문득 생각에 잠기면서, 어찌 보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떤 신자들은 자신이 부자가 되기를 꿈꾸면서도 프란치스코 성인처럼 가난을 사는 성인을 좋아하니 말입니다. 아마도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비치는 궁핍한 사람들은 아름답게 보이지 않지만, 죽어서 성인이 된 가난한 사람은 아름답게 보이는가 싶기도 합니다. 인정을 받기까지의 오랜 고난의 기간을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불편하게 여겨서도 안 되겠습니다. 나중에 먼 훗날 어찌 되건 오늘을 의미 있고 성실하게 복음의 가치를 사는 것 그 자체로 행복하고 기꺼워야 하겠습니다. 우리도 우리가 믿고 바라는 것을 그대로 실현하여 이 시대의 프란치스코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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