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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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8-03 ㅣ No.4755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21/08/23

 

언젠가 한 번 아버지 신부님께서 제게 물이 고이면 썩는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 신부님께서는 제게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주님을 향해 새로운 노래를 불러드리고 새로운 노력으로 주님께 다가서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율법을 지나치게 자구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는데 빠져, 사람들이 실제로 실천하고 따르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 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마태 23,13)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갖은 고생을 다 하여 개종자를 만들어 놓고서는 개종자들에게 정통한 길을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고 요령과 처세술만 가르쳐 오히려 더 망쳐 놓는다고 경고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개종자 한 사람을 얻으려고 바다와 뭍을 돌아다니다가 한 사람이 생기면, 너희보다 갑절이나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14]15)

 

예수님께서는 유다의 종교지도자들이 주 하느님께 봉헌하는 제사보다도 제사를 통해 벌어들이는 성전의 수입을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안타까워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성전의 금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너희는 말한다.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금이냐, 아니면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너희는 또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제단 위에 놓인 예물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예물이냐, 아니면 예물을 거룩하게 하는 제단이냐?”(16-19) 예수님께서는 제단에 예물을 바치며, 주 하느님께 자신의 정성을 바치는 이들을 중시하시며, 성전을 향해 결심하는 이들이 주 하느님을 향해 자신의 의지를 불태우는 것이라고 보아주십니다. “사실 제단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고, 성전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성전과 그 안에 사시는 분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며, 하늘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하느님의 옥좌와 그 위에 앉아 계신 분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다.”(20-22)

 

하던 일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현실에 안주하게 됩니다. 그렇게 안주하게 되면 하느님을 사랑하고 형제들을 구하기 위한 교회 제도의 정신은 뒷전이 되고, 제도와 그에 따른 활동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 그치고 맙니다. 전례의 규칙과 규정들은 그 전례에 참여하는 이들이 더욱더 편하고 더욱더 신실하고 깊이 주님께 자신을 바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규칙과 규정이 고착되게 되면 전례에 참여하는 자세와 태도보다는 규칙과 규정을 지키기 위해 봉헌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성령께서 전례 안에 생생히 살아서 움직이시면서 전례 참여하는 신실한 이들의 마음속에 주님에 대한 찬미와 영광을 불러일으키고, 그렇게 풍요하게 베풀어 주시는 은총의 힘으로 형제자매들에게 사랑을 실현하겠다는 결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비단 전례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종교활동이 우리의 신앙생활로 승화되고 활발해지기를 간구하며 노력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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