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21/08/14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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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7-29 ㅣ No.4746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21/08/14 토요일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성인은 1894년 폴란드의 즈둔스카볼라에서 태어나셨습니다. 14세 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한 그는 1917년 성모 신심 단체인 성모의 기사회를 설립하셨습니다. 이듬해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은 콜베 신부는 평생을 선교사로 살아가다가 독일의 폴란드 침공 때 체포되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히셨습니다.

 

여기서 한 수감자가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수용소에서는 한 명이 탈출하면 열 명을 지목하여 처형하는 벌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목된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에게는 가족이 있다며 울부짖자 콜베 신부는 그를 대신하겠다며 앞으로 나갔습니다. 결국 콜베 신부는 다른 아홉 명과 함께 굶겨 죽이는 아사 형벌을 받고 처절한 옥중 생활을 하다가 1941년 지하 감방에서 선종하셨습니다. 이러한 그를 198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자비의 순교자라 부르며 시성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사람들이 자기 자녀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안수를 하며 기도해 달라고 청합니다. 제자들은 몰려오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바라보면서 귀찮다는 듯이 쫓아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꾸짖으시며 어린이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인지 강조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 예수님께서는 어린이 하나하나 정성스레 손을 얹어 축복해주시고 기도해주십니다.

 

그리스어로 어린이로 번역되는 히브리어 단어 뿌엘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보잘것없는 이들이라고도 번역된답니다. 우리가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사람들, 우리가 신경 안 써도 되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사실 하느님 나라의 보석일 수 있습니다. 그 사람 중에 어떤 이들은 너무 착해서, 다른 이들의 것을 빼앗을 수 없어서, 다른 이들의 아픔을 모른 체할 수 없어서, 다른 이들의 욕심에 이용당하고 착취당하면서, 다른 이들의 악한 행위에 보복할 수 없어서 가난하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가난한 사람들로, 사회 부적응자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이 못나고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 바에야, 오히려 존중받아야 할 것입니다. 어린아이와 노인, 장애우, 이민자, 다문화 가정 등 본의 아니게 사회구조와 체제 속에서 소외되고 버림받은 듯한 사람들 안에서 우리에게 호소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응답하며, 우리 함께 기꺼이 하늘 나라를 이루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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