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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양성체 때 언제 인사를 드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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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3-01-25 ㅣ No.2377

오늘 특전미사후 1층에서 몇 분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형제님께서 몇 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 중에서 하나를 소개해 드립니다.

 

우리 신자들이 미사중 거양성체 때, 그러니까 사제가 빵을 들고 감사기도를 드린 다음 높이 들었다 내릴 때 너무 빨리 인사를 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사제가 성체와 성혈을 제대에 완전히 내려 모신 다음 함께 인사를 해야 되는데, 내려오는 도중에 먼저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드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의미있는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성체와 성혈을 완전히 내려 모신 다음 사제와 함께 인사를 드리지 않고, 너무 일찍 하는 것은 마치 어른께 인사를 드릴 때 미처 자리에 앉으시기도 전에 절부터 드리는 것과 같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만약 누가 나한테 그런 상황에서 인사를 한다면 참 어정쩡한 모습일 것 같습니다. 어른께서 자리에 앉으신 후 정중히 인사드리는 것이 예의에 맞는 것이겠지요. 참 좋은 설명이기에 적어봅니다.

 

또 언제든 미사후 1층 카페는 우리 신자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잠시 여유를 갖고 시간을 내셔서 차 한 잔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이런 저런 좋은 나눔의 시간이 될 것 같아 이렇게 소개해 드립니다. 그리고 아래에 관련된 전례 동작에 대한 왜관 성 베네딕도 수도회 김인영 신부님의 글을 참고로 올려 드립니다. 참조하세요. 그리고 편안한 저녁되십시오.

 

 

빵와 성작을 받들어 올림

 

이 동작은 성찬례(미사) 안에서 세 번 이루어집니다. 성찬 제정의 말씀 때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으라... 받어라. … 받아 마셔라", 감사기도문 끝에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라는 마침 영광송 때부터 신자들이 "아멘"으로 응답하기까지, 마지막으로 평화의 인사를 한 다음 "하느님의 어린양 … "이라고 말할 때입니다.

 

성찬 제정 말씀 다음에 빵와 성작을 받들어 올리는 것은, 이 순간 빵과 포도주가 성체와 성혈로 변한다는 신학에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주님의 몸과 피로 변한 빵과 포도주를 보고 싶어하는 신자들의 열망을 채워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2세기에 빵을, 13세기에는 성작을 들어 올리는 관행이 나왔습니다. 이로써 마침 영광송 때 빵과 성작을 받들어 올리는 동작으로 성찬례 안에서 이루어진 파스카 신비를 경하하는 의미가 상당히 축소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성반과 성작을 받들어 올리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의 관심과 경외심을 끌어내면서, 성체와 성혈에 대한 존경심과 신앙을 드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마침 영광송 때의 받들어 올림이 가장 성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감사기도 끝에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고, 신도들이 이에 "아멘"으로 대답하는 순간이야말로 우리 신앙의 절정이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숙임

 

고개 숙임은 일반적으로 무릎꿇는 동작과 거의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하느님께 대한 공경과 겸손한 탄원의 의미, 인간이나 물건에 대한 존경심과 공경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영광송을 바칠 때, 강복 때, 하느님의 이름을 발음할 때 공경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하느님께 봉사하는 성직자들에게, 성인의 이름을 거론할 때 그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해서, 제대, 십자가를 위시한 성물(聖物)에 대한 존중을 나타내기 위해서 이 동작을 사용합니다. 이외에도 참회기도 때 참회의 마음을 드러내기 위하여, 무엇을 청하는 기도를 드릴 때 이 동작이 쓰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고개를 숙이는 동작은 무릎을 꿇는 동작을 대신한다 하겠습니다. 중세 이래 영광송 때, 니체아 신경과 "거룩하시도다"에서 "성령"의 이름이 나올 때 고개를 숙이는 관행이 생겼는데, 이제는 거의 사라지고 대신 공경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 예를 들어 제대, 성상(聖像), 십자가, 성직자, 성체 앞에서 고개를 숙입니다. 또한 고백기도 때 참회의 마음을 드러내기 위해서, 감사기도를 바칠 때 성체에 대한 공경을 나타내고자, 사제의 기도에 참여함을 보이기 위해 사제가 기도를 바칠 때 고개를 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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