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21/09/13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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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9-09 ㅣ No.4776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21/09/13 월요일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4세기 중반 시리아의 안티오키아(현재 터키의 안타키아)에서 태어나 독실한 어머니의 신앙을 물려받았습니다. 수도자들과 함께 엄격한 극기 생활을 하던 그는 은수자를 본받아 광야에서 기도와 고행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자선과 저술 활동에 전념하다가 사제품을 받고 주로 설교자로 활동하셨습니다.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주교로 임명된 그는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악습에 젖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심지어 황제나 황후에게도 잘못된 점을 거침없이 지적하셨습니다. 그 때문에 성인은 유배 생활을 하다가 407년 무렵에 선종하셨습니다. 탁월한 설교로 금구’(金口: 황금의 입)라고도 불리는 그는 설교자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백성들에게 말씀들을 하신 후 카파르나움으로 들어가십니다. 때마침 어떤 로마의 백인대장의 노예가 병들어 죽게 되었는데 그는 주인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 백인대장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는 유다인의 원로들을 그분께 보내어, 예수님께서 오셔서 자기 노예를 살려 주십사고 청하였습니다. 예수님께 부탁을 하러 온 이들이 자신들을 보낸 백인대장을 가리켜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루카 7,4-5) 라고 말하며 간곡히 고쳐주십사고 청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고쳐주러 가십니다.

 

그런데 백인대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르셨을 때, 백인대장이 친구들을 보내어 예수님께 아룁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매인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6-8)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말을 들으시고는 감탄하시며, 예수님을 따르는 군중에게 돌아서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9)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고 심부름 왔던 이들이 집에 돌아가 보니 노예는 이미 건강한 몸이 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백인대장은 유다인들에게도 좋은 일을 많이 하여 인정을 받고 칭찬을 받습니다. 그런 그이기에 유다인들도 예수님께 찾아와 고쳐달라고 청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삶으로도 주위에 인정을 받는 그가 예수님 앞에서 지극한 겸손과 공대를 다 합니다. 저는 죄 많은 이라서, 주님께 무엇을 청할만한 사람도 아니요, 주님 앞에 설 만한 자격도 없는 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종을 고쳐달라고 청합니다. 우리는 이 백인대장의 겸손하고 자녀다운 자세를 영성체 전 거양성체 때마다 그의 정신과 자세를 따라서 고백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우리는 정말 주님 앞에 무엇을 청할 정도의 이렇다 할 공덕을 갖춘 이도 되지 못하지만, 주님께서 은혜로이 우리 구원을 위한 희생 제사를 바쳐주시니, 그저 감읍하고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받아 모실 뿐임을 겸손되이 고백하게 됩니다. 우리의 공과 덕과는 비교될 수 없는 그리고 그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한한 은총으로 다가오는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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