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해설별곡(5)-술취한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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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09-08-01 ㅣ No.10228

직장인이라 그런지 해설보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은 술이다.

특히 금요일에 해설을 보는 관계로 술때문에  애를 먹은적도

한두번이 아니며 어떤때는 파트너인 자매님에게 부탁하는것이

미안하여 해설을 과감히 감행하다 실수를 연발한적도 있었다.

 

회사에서의 회식으로 1차는 삼겹살집에서 소주를 여한없이 들이켰고

2차는 맥주집에서 500cc 생맥주를 누가 쫒아 오기가 무섭게 연달아

원샷한다음 3차는 노래주점에서 폭탄주로 입가심 하며 막춤을 신나게 춘후

포장마차에 잠깐들러 잔치국수에 소주 한잔을 곁들어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며 시계를 보니 새벽2시30분....

부랴부랴 집에 들어가 잠깐 눈을 붙인후 와이프와 같이 허겁지겁 성당에 달려가니 

시간은 어느덧 5시50분을 지나고 있었고 대성전 정문앞에서 박베네딕타 수녀님과

마주쳤다.

"형제님!!미사해설은 다른 자매님으로 대체했읍니다.

그런데 이 몸으로 해설한다고 오셨어요???"

술이덜깨 얼굴은 벌겋게 달아 오른데다 눈이 심하게 충혈된 상태로 고약한

술냄새마저 팍팍풍기니 수녀님께서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고 옆의 와이프는

민망한지 고개를 들지못했다.

"그래도 성당까지 왔으니 미사는 봐야지!!"

골난 표정의 와이프는 같이 미사를 못보겠다며 중앙의 의자에 자리하였고

나는 우측의 아무도 없는 의자에 걸치듯 앉았다.

앉자마자 머리가 어지러우며 불편한속에 연달아 트림이 터져나왔고

가끔씩 입으로 넘어오는 신물을 억지로 밀어넣으며 고통스런 미사를 겨우겨우

견뎌오다 그만 신부님 강론 시간에 깜빡 졸고 말았다.

힘든 미사를 겨우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와이프는 더더욱 이그러진

표정을 하며 앞으로 도망치듯 걸어가기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뛰어가

그녀의 손을 낚아채듯 잡자 확 뿌리쳤다.

"왜 그래?새벽까지 술마신게 그리 못마땅해???" 

"나참 창피해서 얼굴들고 미사보러 가겠어요??"

알수없는 표정으로 눈을 똥구랗게 뜨며 쳐다보자 화가 날때로 난 그녀는

얼굴에 붉은 빛까지 감돌며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미사중간에 수시로 큰소리로 트림을 하지!! 또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지않나!!!거기까지는 내가 참겠어!!! 강론시간에 코는 왜 골아!!

참 가지가지해!!!"

미안한 표정을 지며 머리를 긁적거리자 와이프는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않다며 한마디 툭 던지며 휑하니 돌아섰다.

"오죽하면 신부님께서 당신의 코고는 소리에 강론을 잠시 멈추고

쳐다보시는데... 이런 망신이 어디있어!!!술 끊어!!!"

그날 이후 술을 끊겠다는 결심을 단단히 했으나 아직은 이루지를 못했고

그대신에 술좌석은 항상 1차에서 끝내고 돌아오는것이 습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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