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광장

"다음생, 부부의 인연으로 만나고 싶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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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선 [delltapose] 쪽지 캡슐

2005-12-31 ㅣ No.1117

 

부부의 인연은 8겁으로 이어져 있는데
겁이란 사방 40리 되는 됫박에 겨자씨를 넣고
그것을 1년에 한개씩
세는 세월이 1 겁이다.
그 겁이 여덟번 되풀이된 세월이 8겁이다

 

 

장면 하나

석양이 뒤로 하는 갈대밭 풍경에 앉은 순이와 성문이는 ..

순이: 왜 이러케 모든게 아름답니 눈에 보이는 모든게 아름다워 지는 해도 떨어지는 낙엽도 바람도 하늘도

바다도 예전에는 세상이 이렇케 아름다운지 몰랐어 왜 이렇게 이뻐보이니

 

불쌍해 하는 순이를 보고

성문:진작에 이렇게 해주어야 하는데 당신이 이렇케 좋아하는거 보니까 ..나도 좋타

순이: 저기봐 배 보인다 고기 잡는 배인가봐 사람사는거 다 거기서 거기야

이세상 어디선가 다들 열심히 살고 있어 ..고기잡고 농사짓고 애 낳고 지지고 볶고 인생 별건가 그렇게

사는거지 그러고 보니 나도 그렇케 잘못 산거 같지 않네

 

성문 대답없고 순이는 답이 없는 성문을 보니 .. 성문은 엉엉 울고 있었다.

순이: 울지마왜 울지마 나 괜찮타니까 진짜야 나 괜찮아

성문: 아직 당신 떠나보낼 준비가 안되있어 당신없이 나혼자 어떠케 살지 이 세상이 아름다우면 뭐해

당신 없는데

 

순이 그녀는 성문의 머리를 안아 꼭 품어 안는다 성문이는 그녀의 품에 안겨 아기처럼 운다

순이: 울지마 다시 태어나면 다시 만나기로 했잖나 다음에 만나자

성문: 다음말고 지금 지금 다음.... 같은거 나 몰라 지금 지금

 

어린애처럼 엉엉우는 성문이 머리를 가슴에 꼭 안으며 순이는 울음을 참는다.

 

장면 둘

영이: 나 있지.. 혼자 남겨지는거 못하거든 내가 먼저 죽을꺼야 넌 내 뒷치닥거리 다하고 와

박사: 그럼 나 언제가요

영이: 나 가고 3일 뒤에

 

 

 

 

 

지난 9월부터 3개월을 거쳐 [장미빛 인생] 비디오를 빌려보았다

누구는 그 드라마를 통속적이다 신파적이다 비평을 하였지만 난

다음날 나의 얼굴이 퉁 퉁 부어 있을 정도로 얼마나 슬프게 시청을 했던지..

 

마지막 장면에서 부부인 순이와 성문이가 하는 대화 

순이의 여동생 영이와 영이 남편인 지박사의

대화가 지금도 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깊은 인연

부부 간의 만남 부모와 형제의 만남 , 친구의 만남, 이웃의 만남,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비롯해 옷깃도 스치지 못하고 가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부의 인연을  한번 더 돌이켜 보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보면 20,30년을 남남으로 살다 부부로 만나

싸우고, 화해하고, 미워하고, 사랑하고, 울고 웃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인지 신기하지 않은가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지지만 그 역시 미리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설명 할 수 없는 인연의 힘이 아닐까 한다.

어느이는 전생에 원수였던 사람이 이생에 부부로 만났다고 한다.

원수로 만났던 사랑으로 만났던

 

 

 

장면 하나

 

"당신, 다음생에 우리 다시 만나 부부인연으로 다시 살자"

"....."

"와 아무말 없노.."

"싫은데요.. 나는 당신과 다음생에는 부부로 만나고 싶지 않은데.."

"와?"

 

나는 다음생에 우리집 아저씨를  다시 만나 부부인연이고 만나고 싶지않다.
인연으로 같이 산다는 것은
각기 무언가 해결하고 풀고 가야 할 숙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해결하고 풀고 가야 할 그 무엇이 있기에
그렇게 만나고 그렇게 같이 사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인연이 이미 정리되어 있다면
만나야 할 이유도 없고 같이 살아야 할 이유는 없다라고 한다.

그래..전생에 더 없이 사랑하는 인연으로  이생에서 만났다면 열심히 사랑하면 될 것이고

전생에 원수였다가 이생에 부부로 만났다면

이생에서 사는 동안  더욱 열심히 사랑하여 전생의 원수였던 숙제를 끝내면 될 것이다.

 

 

장면 둘

 

"당신과 나 둘중 누가 먼저 갈까? "

"당신이 먼저 가요..당신 장례 다 치른다음3일 뒤에 나도 갈께요"

"이번에는 의견이 맞네.. 그래 내가 먼저 갈테니 당신은 3일 뒤에 온나.."

"그래요.."

 

삶은 혼자서 왔듯이 혼자서들 가는 것,
나에게 죽음은 그냥 일상처럼 ..  더이상 아무런 특별한 것이 없어보었다는것 처럼..
태어났듯이 떠나는것 처럼 ,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것 처럼
정말 그러고 싶다

울집 아저씨가  이 세상을 등진 다음  난 울집 아저씨가 한평생 나에게 보였던 자비로움을 품고 ...

3일뒤 따라 가고 싶다..

 

 

 

 

 

부부로 산다는 것은……

행복만을 좇아갈 수는 없는 것.

갈등과 고민, 역경을 넘어 서로 존재의 근거가 되어주고 연기가 되어 주는  일일 것이다.

 

조금 무거운 이야기인가요?..

당신과 나의 연은 일천겁을 넘어선 그야말로 무량수 의 인연..

그 영겁의 시공간 속에서 나의 지금 삶은 그야말로 찰나입니다.

이 찰나의 만남 이지만, 내 연의 자락에 든 모든것은 그러기에 소중하고 귀한 것입니다.

 

                             원문출처 : 본효아줌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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