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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하느님의 원리에 부합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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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211.204.2.*]

2004-07-31 ㅣ No.2875

상당한 종교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기도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 문제는 어쩌면 종교에 있어서 하느님과 우리들 인간과의 관계성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과 그 해답에

관한 명제일 수 있습니다.

가끔 카톨릭 서점에 가 보면 기도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과연 기도란 무엇이며, 기도하는 방법,

어떤 기도가 하느님의 귀에 들리는가.. 등등.

이렇듯 기도에 관해서는 한 권 책으로 엮어질 만큼 그 내용과 깊이가 대단히 심오하고 어렵다는 것이

겠지요..

그럼 어떻게 올리는 기도가, 어떤 내용으로 올리는 기도가.. 과연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기도인가..

우리는 당연히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종교적 가치에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사항이므로 사실 답변드리기에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

........

 

기도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정의가 있습니다.

저는 기도를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우리들 현실에 대한 이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들 자신이 바라는 것들을 무조건 열심히 기도드린다고 모두 들어주실까요..?

아닙니다.

 

그럼, 아무런 기도도 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저절로 허락될까요..?

역시 아닙니다.

 

또, 기도에 기도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이 기도에 지쳐 쓰러져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께

애원하고 통곡하며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허락될까요..?

아닙니다.

 

그렇다면 기도는 뭐하러 하는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런 기도를..?  하느님은 정녕 존재하는가...?

 

기도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허락하고자 하시는 그 많은 은혜와 은총과 자비하심에 대해서

우리들 자신이 공손하게 그리고 정중하게 요청 드릴 때, 비로소 우리들에게 허락되는 과정이며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바라는 것 모두를 무조건적으로 허락하시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성경에도 명시되어 있지요.. 빵을 달라는 자식에게 뱀을 줄 아비가 어디 있으며, 물고기를 달라는 자식에게

돌을 줄 아비가 어디 있느냐..

바로 이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들 자신이 그렇게 울며 간절히 애원하고 기도하며 바랐던 그런 것들이 바로 뱀이며 돌이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들어주지 않으셨다는 뜻일까요..

예, 바로 그렇습니다.

 

그럼 무슨 근거로 그것이 뱀이며 돌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우리들 인간은 한 치 앞을 예지할 수 없기 때문에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알 수 있는 능력을 가지신 분이라는 것이지요.

쉽게 생각해 보면, 천진난만하고 해맑은 아기가 날카로운 면도칼을 보고 신기해서 가지고 놀겠다고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합니까..? 아기는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주지 않겠지요..

또, 로또 1등에 담청되면 그 반을 떼어 가난한 이웃에게 나누어 줄 터이니 이 번에 꼭 1등에 담청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합시다. 들어 주실까요..? 정말 그렇게 해서 이웃도 도와주고 나 자신도 신앙에

도움이 된다면 혹시 들어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십시오. 우리들 주위에서 로또 1등에 담청된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고 소중해 보이는 그 간절한 기도가 주 하느님 보시기에는 얼마나 허무하고 면도칼

처럼 위험한 것인지 알고 계시기 때문에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시겠지요..? 

바로 주 하느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늘 기도로서 청하며 하느님 나라의 문을 두드려야 합니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하셨지요. 청하면

들어 주신다고 하셨구요.. 항상 기도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원리와 그 분의 속성에 맞지 않는

기도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진정한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기 위한 현실의 토대가 될 수 있을 때, 비로소 허락됩니다. 참 어렵지요..

 

적절한 비유가 될 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어렸을 때, 엄마 또는 아빠에게 뭐 하나만 사달라고 할 때 그렇게

졸라대도 사주지 않으셨던 그 이유를 이제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내리사랑이 아니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절대사랑의 속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하느님을 원망하지 마시고, 주위에 자신을 그토록 현실적으로 감싸고 있는 환경요소들을 하나씩

정리하여 나가시는 신앙생활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도의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님의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는다고 원망하며 눈물을 흘렸을 그 순간에..

주 하느님은 당신의 그러한 기도를 들어 주실 수 없음에 또 한 번 가슴이 찢어지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 그 자체이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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