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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해성사의 은총을 체험하기 위한 준비를 합시다.---김기현 신부(인천 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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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4.10.164.*]

2014-01-12 ㅣ No.10466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제 아침 9시에 전화가 왔습니다. 발신자 이름을 보니, 사랑의 선교회 수녀님이었습니다.

 

‘무슨 일이시지?’ 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수녀님이 “신부님, 어디세요?” 하고 질문을 합니다.

 

그 순간 ‘아차, 오늘이 사랑의 선교회 미사가는 날이지...’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수녀

 

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급하게 택시를 잡아서, 수녀님들이 계시는 온정의 집으로 갔

 

습니다. 가기 전에 강론 원고를 프린트 해서 가긴 했는데, 제대로 연습을 해 보지 않은 상태

 

였습니다. 그리고 강론을 했는데, 어땠을 까요? 버벅 대고 끊기고 자연스럽지 못했던 것 같

 

습니다. 원래는 틀리지 않고 죽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을 해야 하는데, 급해서 그 준비과

 

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으니까, 강론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강론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 있어서 그 준비과정은 무척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준비과정이 없으면, 그 일에 대한 어떤 성과나 열매도 기대할 수 없겠죠. 거룩한 일인 성사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준비과정 없이 성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이 많이 있습니

 

다. 예를 들면 고해성사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에 이런 분들이 있습니다.

 

 

 

“성부와 (헉헉) 성자와 (헉헉) 성령의 이름으로 (헉헉) 아멘...” 이런 분들은 아무런 양심 성

 

찰도 없이 그냥 고해소로 뛰어 들어온 분들입니다. 고해를 듣다보면 ‘정말 준비 없이 들어왔

 

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또 어떤 분들은 고해소에 들어오자마자 성호경도 긋지

 

않고 고해본지 얼마 되었는지 말도 없이 다짜고짜 ‘주일 미사 한 번 빠졌습니다. 그 밖에 죄

 

는 없는 것 같습니다.’ 라는 말을 합니다. 그분은 고해성사를 단지 주일 미사를 빠졌을 때 거

 

치는 하나의 형식적인 과정으로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제대로 된 준비과정도 거치지 않고 고해성사를 본 분들이 고해의 은총을 제대로 체험

 

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고해의 은총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고해 성사를 보았지

 

만, ‘죄의 용서가 이렇게 간단해...’ 하며 주님의 자비를 의심했을 겁니다. 또 제대로 된 통회

 

가 없었으니, 삶에 변화도 없었겠죠. 또 양심성찰과 기도가 없었으니 자신의 죄에 대해서 민

 

감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형식적인 고백밖에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고해성사의 은총을 제대로 체험하고, 변화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준비과정이

 

필요합니다. 먼저 양심성찰을 해야 합니다. 양심성찰은 하루를 정리하면서 잠시 시간을 내어

 

할 수도 있고, 수시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며 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뭘 잘못했는

 

지 잘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이건 죄가 아니겠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양심성찰을 반복하여 죄에 대한 감각이 민감해지면, 또 주님을 사랑

 

하는 마음이 커지게 되면, 평소 볼 수 없었던 자신의 죄를 깨닫고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죄와 잘못을 깨달았다면 그 다음에 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독서에 나오는 말

 

씀대로 모든 죄악으로부터 돌아서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죄악으로부터 돌아선 결심과

 

다짐에 힘을 주고 용기를 주고 굳셈을 주는 것이 고해성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해성사는

 

지난 죄를 용서해 줌으로써 다시 뒤돌아보지 않게 해주고,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줍니다. 그러한 은총들을 체험하기 위하여 양심성찰과 회개로 고해성사를 제대로 준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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