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작은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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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이 [pear] 쪽지 캡슐

2000-03-09 ㅣ No.2527

제가 이 세상에서 제일루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주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는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온갖 생명체들이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이 계절에

모든 생명에의 사랑과 구원을 위하여 돌아가신 예수님의 죽음을

생각해 본다는 일은 참으로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여느 때에 마찬가지로 그리 준비되지 않은 마음으로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서 재의 수요일 미사에 참례하구..

재의 예식을 드리는 시간에 신부님께서 머리위에 재를 올려 주시면서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십시오.’ 라고 말씀하시는데 불쑥 눈물이 솓구쳐 올라왔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의 틈새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마음을 다 쏟고 있었던 마르타의 뉘우침같은 것이었을까요?

주님께선 저를 책망하지 않으시지만

내 사랑 주님을 닮아가는 일에 너무 게으르지 않았나 하는 반성과

내 안에 그 동안 싸여오던 불만과 불신과 이기가 눈물이 되어 흘러나오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나 맘속으로는 가장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분을 예수님으로 꼽고 있으면서도 행동으로는

그 분의 맘을 아프게 했던 내가 아니었던가 하는 참회는

이 사순절 내내 가슴을 찢으며 회개하여야 할 죄이겠지요.

 

오늘 강론 중에 신부님께서 사순절을 시작하며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라고 하시더군요.

음...

나는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기 위하여 무얼해야 할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후후후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너무 늦게 자는 습관이 몸에 배다 보니까..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이 모두 나가고 나면 한 시간쯤 이불 속으로 다시 기어들어가서 잠을 자곤 했었더랬습니다.

그러다 보면 몸이 천근 같아져서 오전 미사를 빼먹기도 하고,

미사시간 맞추려다가 헐레벌떡 허둥대느라구 집두 그렇구 저두 그렇구 미사두 그렇구 ...

그냥 의무사항처럼 미사를 했었답니다.

(*^^*  부끄러버.....)

 

사순절을 준비하며 오늘 제가 주님께

아침 잠의 시간을 봉헌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을 보내구나서 차분한 마음으로 매일 아침마다 집안 정리를 하면...

준비된 마음으로 손님을 맞을 때의 여유로움처럼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런지요..

하하

 

저의 봉헌이 너무 부끄럽고 약소한 것이긴 합니다만

컴과 가까워 진 후로 아침의 한시간 달콤한 잠에 길들여진 저에게는 어쩌면 가장 큰 고통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할 수 있을까요??

기도해 주세요.

그리구 웃지마시구요....

웃기면 웃으시구요..

하하하

즐겁고 흐뭇한 사순절이 되십시요.모두들..............

 

 

                                                   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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