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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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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michael226] 쪽지 캡슐

2000-01-30 ㅣ No.2282

통신언어

통신언어

얼마전에 신세대의 채팅으로 변질 되가는 언어 사용을 걱정하면서 글을 올리고 나서(꽃말) (항의성 발언이 있을줄 알었는데) 새삼 그 동안 30년 무역에 몸담아 오는 사이 급박하게 변해 온 통신수단이 새삼스럽게도 생각이 나서 돌이켜 보았다.

당초 외국과의 문서교환이 전보(Telegram이라 하지 않고 Cable이라 했다)로 이루어지고 있을 때 통신요금은 단어수로 계산되기 때문에 가장 적은 단어수로(아무리 긴 단어라도) 최대한의 의사를 전달해야 했고 또 인용부(" ")나 종지부(.)조차 한 단어로 간주되던 터라 인용부는 QUOTE 또는 UNQUOTE라 표기했고 종지부는 STOP이라 썼고 I(나)와 1(하나)과의 혼돈을 막기 위해 EYE라 썼었다. 전보국에 전보 내용을 불러 줄 때 전화의 음질이 나쁘고 정확을 기하기 위해 Alfred(A) Benjamin(B), Chary(C) 등으로 불렀든 기억이 난다(일본 사람들은 지명을 이용하여 Osaka(O), Tokyo(T)등으로 불렀다) 또한 전보의 완급에 따라 Ordinary, Urgent, L/T(Letter of Telegraphy)로 분류하여 전송했었다.

그후 Telex(Teleprinter exchange 또는 Teletypewriter exchange)가 쓰여지면서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분당 약 400자 전송 가능) 많은 말을 해야 했기 때문에 주어,관사, 전치사, 접촉사등을 최대한 생략하고 단어도 가능한 한 짧게 표기했어야했다. 즉 For you의 경우 4U라 썼고 Thanks는 TKS Order는 ODR등으로 썼던 기억이 난다(지금도 TLX는 쓰여지고 있지만) 얼마 안 되어 Fax(Facsimile 실은 1842년에 처음 만들어 졌으나 약100년간 쓰여지지 않었다고 함)이 보급되면서 A4용지 한 장 전송하는데 약 1분 소요 되게 되자 좀 여유가 생겨 Head line도 넣고 인사도 넣게 되었지만 Cable 세대나 Telx세대의 언어 행태는 혼용되어 복잡한 모양새를 이루기도 하고 기괴(?)한 현상도 나타내기도 하였다. 예컨대 지금도 stop이라 쓴다든가 Ordinary나 Urgent Cable이고 한다든가 하는 것이다.

이제 컴퓨터 시대에 들어가면서 통신에서 Charting이 널리 퍼지면서 쉽고 빠르게 Typing 할려다 보니 받침이 생략되거나 발음 나는 대로 쓰는 경향이 생겨났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인터넷상에서 미리 문서를 작성하여 올리는 글에서까지 Charting할 때의 글 쓰기 식으로 글을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은 결코 어설픈 애국심이나 나이든 사람의 고루한 고집이 아니다. 언어(말)은 생명력이 있어 계속하여 변해 가는 것이지만 곱게 다듬어가야 하리라 믿기에 한 마디 해 보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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