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김재진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그때 그 용서할 수 없던 일들
용서할 수 있으리
자존심만 내세우다 돌아서고 말던
미숙한 첫사랑도 이해할 수 있으리
모란이 지고 나면 장미가 피듯
삶에는 저마다 제철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찬물처럼 들이키리
한번쯤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나로인해 상처받은 누군가를 향해
미안하단 말 한마디
건넬 수 있으리
공중에 매달려 있기 위해
아첨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
남국으로 가는
바람이 오는 동안
더 헐거워 지련다
푸르른 날들 만이
행복 이라고 말하지 마라
하나씩
하나씩
버리는 동안
버린 것보다 더 많은
자유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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