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전례음악강습회 참관기

인쇄

원재연 [wjyhs2] 쪽지 캡슐

1999-12-11 ㅣ No.371

+ 찬미예수님

 

주일 때면 청년성가대의 목소리를 자주 경청하는 본당의 신자입니다.

 

성가대원님들과 전례음악을 담당하시는 분들께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글을 올립니다.

 

 

어제(12/10/금) 명동 가톨릭회관 3층에서 약 3시간 가량 진행된 전례음악강습회는

 

굿뉴스 성가게시판 단골 사용자 중의 한분이신 김종헌(발다살) 신부님을 모시고

 

그분의 전례음악과 성가대원의 역활과 영성에 대한 가르침을 경청하는 자리였습니다.

 

 

 

참고로 김종헌 신부님은 약 10년간 미국에서 성음악을 연구하시고 바로 며칠 전에

 

귀국하신 분으로, 대구대교구 성음악연구소를 여셨고, 신학교에서 예비사제들에게

 

성음악에 대해서 가르치신 분이십니다.  또한 굿뉴스 성가게시판에 수없이 많은 글들을

 

(주로 성음악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 관하여) 올리신 분이십니다.

 

 

 

  어제 강습회 때 하신 신부님의 가르침을 저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해 보았습니다.

 

 

  첫째, 성가대원은 미사전례에 고용된 단순한 음악기술자가 아니고 주례사제와 함께

 

전례를 이끌어가는 핵심(? 제나름의 표현입니다) 봉사자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가대원은 늘 기도하면서 미사전례의 말씀을 충분히 묵상한 후, 이에 합당한

 

성가를 충분히 준비하여야 하고 전례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전례(미사)와 이를 구성하는 성음악의 원칙(구비요소)에 대한 것입니다.

 

전례는 기도여야하고, 공동체적이어야 하고, 일정한 틀을 갖춘 의식 내지 예식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를 구성하는 성음악은 전례를 감미롭게 (with delight)

 

표현하여야 하고, 전례에 참가한 모든 이들의 마음을 열게 하여 하나로 묶어주어야 하며,

 

전례를 장엄하게 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째, 성가대에서는 미사 중에 변칙적인 것으로 신자들의 흥미를 억지로 끌어내려고

 

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성음악의 본질에 충실할 때 참으로 활기차고 살아있으며, 저절로

 

신명나는 미사가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 가운데 세번째 말씀과 관련해서는 약간의 해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저는 신부님이 평소에  성가게시판에서 늘 하시던 몇가지 말씀을 덧붙여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신부님은 어제 강습회 자리에서도 말씀하셨지만은 제 2차 바티간 공의회 이후로

 

미사전례에 사용되는 악기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악기는

 

사목적인 측면에서 유익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조건만이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악기 문제와도 관련되는 성가(곡)의 선정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최근 몇 달간 성가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논쟁 중의 하나는 교구의 청년사목부에서 새롭게

 

시도한 청년성가집에 포함될 선곡의 문제였습니다. 신부님은 젊은이들을 교회로 끌어들이기

 

위한 사목적인 차원에서 복음성가나 생활성가를 젊은이 미사 중에 성가로 활용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가사나 곡이 전례적인 분위기를 돋구어

 

주고 본질적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흠숭하는 의미와는 동떨어진 것들이 아무런 여과없이

 

청년성가책에 편입되는 것을 철저하게 반대했던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 교회내 젊은이모임

 

에는 각종 복음성가(생활성가)가 널리 보급되어 불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성가들이

 

미사 전례에 적합한 것과 레지오, 성령 기도모임 등 준전례에 적합한 것과, 개방적인

 

축제나 행사 때에 적합한 것들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극소수지만

 

이런 구분 기준없이 무분별하게 미사 때에 대중가요 비숫한 음악이 연주되는 것은 지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특송이란 명목하에 미사 후에 대중가요,또는 가곡

 

등이 불려지는 것은 좀더 신중하게 재고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흔히 주님의 기도로

 

미사 중에 불려지는 ’에레스토’ 곡에 대해서도 그 곡의 의미와 연원에 대한 교회적이고

 

사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성가없는 미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는데,

 

요즘 한국에서 미사중에 부르는 입당, 봉헌, 성체 성가 등 행렬 중에 그 공백을 메꾸기

 

위해 부르는 의미가 강한 이런 성가들은 사목자의 판단에 따라 성가가 아닌 말로 대신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거룩하시다" 등 기도문에 해당되는 부분은 반드시 성가로

 

거룩하고 장엄하게 불리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미사의 본질에 충실하자는

 

것입니다.  만약 미사 때에 꼭 성가로 불려져야 할 단 한가지만 지적하라면 "거룩하시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전례음악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지식조차 없는 제가 김종헌 신부님의 말씀을 올바로 이해

 

했는지, 혹시 신부님의 뜻을 잘못 전달하지는 않았는지 한편으로 두렵기도 합니다. 혹시

 

제가 잘못 전달하여 의아하게 생각되시는 부분은 굿뉴스 성가게시판 속으로 들어가셔서

 

관련된 항목의 필요한 글들을 찾아보시면 보다 온전하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저의 서투른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늘 시간과 노력과 정성을 하느님 대전에 봉헌하고 계신 모든 성가대원

 

여러분과 이글을 읽으시는 모든 신자분들께 아기 예수님의 풍성한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1999년 12월 11일  원재연 하상바오로 올림

 

 

 

 



53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