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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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1-02 ㅣ No.4891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21.01.05

 

어떤 때 이러저러한 어려움이 몰려오면, 무엇이 위협인지 도움인지 잘 모르고 허둥댈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신지 삼 일째 되는 날, 물 위를 걸으시는 기적을 베푸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을 따르는 오천 명이 저녁 때가 지나 배고파하는 것을 보시고는, 빵의 기적을 일으키시어 배불리 먹이신 다음, 제자들을 먼저 배에 태워 벳사이다로 가게 하시고, 예수님께서는 그동안 군중들을 돌려보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올라가십니다.

저녁이 다 되었을 때,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서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고 있었고, 이를 본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십니다.

맞바람에 시달려 밤새 고생하던 제자들은 새벽녘에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는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겁에 질려 비명을 지릅니다.

 

예수님께서는 겁에 질린 제자들에게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르 6,50) 라고 달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탄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멎습니다. 제자들은 갑자기 일어난 이 현상이 너무 놀라서 넋을 잃습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이 장면을 두고,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52) 라고 기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뭍에 계시다가 맞바람을 맞아 배에서 혼비백산을 하는 제자들을 바라보시고는 바로 가셔서 바로 잡아주지 않으십니다. 마치 예수님께 살려달라!’, ‘도와달라!’고 청하기를 기다리시기라도 하셨다는 듯이. 그리고 또 짓궂기라도 하시듯이, 바람에 시달리는 제자들에게 바로 가셔서 바람을 잠재우고 제자들을 건져주시지 않고, 그 와중에 제자들이 한층 더 놀라서 허둥대기를 기획하시기라도 하듯이, 헤매고 있는 그들 곁을 그냥 지나치시려고까지 하십니다. 왜 그러셨을까?

 

그러고 보면,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곤란한 상황에 빠져서 허둥대는 것을 모르고 계시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힘으로 이겨낼 수 없는 상황에 빠져서 헤매고 있을 때, 우리가 헛된 방법에 힘을 다 빼고 마침내 주님께 도움을 청하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우리가 갖가지 어려움에 빠져서 헤맬 때, 그 위협이 내게 도움과 해결책이 되도록 일으키시는 것인지, 아닌지를 잘 식별하여, 우리가 겪는 인생의 역경 안에서 예수님을 발견하고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며 예수님의 도움과 인도를 따르도록, 그래서 마침내 우리를 구하시고자 하신다는 것을 믿고 선택하며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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