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살아 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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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fiate] 쪽지 캡슐

2005-01-11 ㅣ No.3308







살아 있음에


살아 있음에
모진 생명 부여안고
어설픈 나의 행보는
매일 매일 새로운 길을 맞이한다.


삶의 긴 여정에
하루 하루 발을 내딛다보니
시시때때로
진퇴양란에 빠져버리기도 한다.


어떤날은 망망대해에서
인생의 쓴 맛을 보다
활화산처럼 솟아오를때도...


어떤날은
향기로운 내음에 갈 길을 잃고
현실의 저편에서 헤매이다
지독한 상처를 몸에 지닐때도...


가슴에
커다란 종양을 키우면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쉼없이 인생의
수레바퀴를 돌린다.


갈수록 무거워지는
육신의 부피를 의식하면서도
초연해짐은 악기의 조율사처럼
스스로 강약을 조정하는
삶의 연륜일게다.


내 처음 인생을 설계할때 지닌
수 많은 칼자루는
이미 녹슬어 버리고


영육마저 지쳐버리니
바람에, 구름에 맡겨버린 채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에
인생을 띄우고,
삶을 씻는다.


몇권의 소설로도 부족한
긴 여정이었건만,
바람은 내게 말한다.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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