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2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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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0-15 ㅣ No.4816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21/10/23

 

오늘은 묵주 기도 성월기원 미사를 봉헌합니다. 우리는 이번 한 달, 묵주 기도 성월에 묵주 기도를 바치며 주님의 생애을 묵상해 왔습니다. 묵주 기도는 '장미화관', '장미 꽃다발'이란 뜻을 지닌 라틴어의 로사리움(rosarium)을 국어로 번역 '묵주', 혹은 '묵주기도'라고 합니다. 묵주(默珠)란 구슬이나 나무 알을 열 개씩 구분하여 여섯 마디로 엮은 염주 형식의 것으로 십자가에 달려 있는 물건이며, 이를 사용하여 성모 마리아께 전구를 부탁하여 드리는 기도를 묵주기도라고 합니다. 전에는 매괴신공이라고도 했습니다.

 

묵주기도는 도미니코 성인이 선교를 하다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성모님이 나타나셔서 묵주를 주시며 기도하라 하셨다는 데서 시작되었다고도 합니다. 또는 12세기에 글을 모르는 신자들이 미사를 드릴 때 시편 구절을 잘 읽지 못하니까, 그 대신 주님의 기도를 3회에 걸쳐 150번 암송하던 관습에서 발전되었다고도 합니다.

 

초기교회의 순교자들은 자신을 주님께 바친다는 의미로 머리에 장미화관을 쓰고 순교를 당했습니다. 교회에서는 신자들의 신심을 증진시키기 위해 신자들이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권장해 왔습니다. 교황 성 비오 5세는 묵주기도의 방식을 묵상 기도와 염경 기도로 구성하여 표준화시켰습니다.

 

성모님은 1830년 파리에서, 1846 라 살레떼에서, 1858년 루르드에서 벨라데따에게, 1871년 폰트매인에서, 1917년 파티마에서 6번이나 발현하실 때마다 죄인의 회개와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부탁하셨습니다.

 

묵주기도는 우리가 성모 마리아를 통해 언제나 하느님과 끊임없는 대화 속에 생활하도록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 구원의 신비를 묵상함으로써 더욱 우리 자신을 주님과 일치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묵주기도는 염경 기도(기도문)를 계속 되풀이 하여 바치면서, 환희와 빛과 고통과 영광의 각 신비마다 제시되어 있는 묵상 주제를 따라 더욱더 깊이 주님 구원의 신비를 깨닫고, 주께서 이끌어 주시는 대로 주님의 모습을 뵈오며 또한 주님 그 신비에 참여하게 해줍니다.

 

염경 기도는 주님께서 직접 지어 주신 주님의 기도와 교회에서 신자들에게 바치도록 기도문을 만들어서 다 함께 한 목소리로 바치는 기도입니다. 묵주기도를 바칠 때 분심을 떨쳐 버리고 신비 안에 깊숙이 들어가기 위하여,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과 영광송과 구원송을 계속 반복합니다.

 

묵상 기도는 주님의 신비를 생각하고 기려, 자신의 매일 생활 안에서 주님의 뜻과 말씀을 새기고 다짐하는 기도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제가 묵주 기도 환희의 신비를 바치며 하는 묵상을 나누고 싶습니다.

'환희의 신비'는 주님이신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고 기뻐하는 천사들의 흥겨운 노랫소리를 기억하게 해줍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기쁜 소식에 대한 설렘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리아의 겸손과 순명에서 시작하여,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서 하느님의 소명을 확인하고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데서 절정을 이룹니다.

 

이윽고 우리에게 기쁜 소식이 실제로 이루어졌습니다. 구세주의 탄생!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필리 2,6-7)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아버지 하느님께 봉헌하고, 예수가 하느님 안에 살아 계심을 확인합니다.

 

우리는 환희의 신비를 묵상하며, ‘1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에서 내가 해왔던 일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주님께서 나를 어떻게 이끌어 오셨는지 돌이켜 보고, 주님께서는 나를 어떻게 쓰시고자 하시는지 찾습니다.

 

청원기도는 이렇게 바칩니다. 지극히 자비로우신 아버지 하느님, 마리아가 천사를 통해 들려온 하느님의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가 살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일, 예기치 못했던 일이 저희에게 닥쳐올 때마다, 주님께서 그 일을 통해 저희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지 명확히 알아듣고 묵묵히 받아들이도록 이끌어 주소서. 아멘.

 

‘2단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찾아보심을 묵상합시다.’에서는 주님의 복음 말씀을 따라 살고 있는 교회 공동체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자기가 알아들은 뜻이 참으로 주님의 뜻인지 아닌지를 공동 식별함으로써 확고하게 받아들입니다. 또한 그렇게 깨닫고 받아들인 주님의 뜻이 나를 통해 실제로 이루어지도록 성령께 도우심을 청합니다.

 

청원기도는 이렇게 바칩니다. 지극히 자비로우신 아버지 하느님, '주님의 어머니'가 오심으로써 뱃속의 세례자 요한이 기뻐 뛰놀 정도로 반기는 엘리사벳의 모습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주님, 주님의 뜻을 함께할 동료들을 보내주시고, 주님의 뜻을 실행하면서 관련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어 주님의 목소리를 더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깨닫게 해주시도록 저희에게도 성령을 보내주소서. 아멘.

 

‘3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낳으심을 묵상합시다.’에서는 하느님의 뜻이신 '말씀이 사실로 된' 구세주의 탄생처럼, 우리가 공동체의 식별 과정을 통해 온전히 깨닫고 받아들인 주님의 뜻을 실천함으로써, 주님과 함께 구원 사업을 수행하는 주님의 협조자가 됩니다. 또한 탄생하신 구세주를 알아보는 표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루가 2,12)라는 예언을 기억하며, 아무런 조건 없이 내가 가진 것을 이웃에게 내어줍니다.

 

청원기도는 이렇게 바칩니다. 지극히 자비로우신 아버지 하느님, 구세주 그리스도께서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갓난아기의 표징으로 오셨음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제가 겪도록 맡기신 일을 수행하면서 제 선입관과 의지와 계획을 버리고, 세상 사회의 방식이 아니라, 가난하게 태어나신 주님처럼 순수하고 단순하며 명확한 방법으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이루게 하소서. 아멘.

 

‘4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성전에 바치심을 묵상합시다.’에서는 마치 우리가 씨를 심고 물을 주어도 씨앗에서 싹이 돋게 하시는 분은 주님이신 것처럼, 우리가 애써 실천하는 이 일과 그 일이 주님 안에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주님께 봉헌합니다.

 

청원기도는 이렇게 바칩니다. 지극히 자비로우신 아버지 하느님, 자신들보다 더 사랑스럽고 아까운 아들 예수를 주님께 봉헌하는 마리아와 요셉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주님, 주님께 의지하며 저희 온 정성과 노력과 땀과 애정을 다 쏟아 저희가 깨달은 주님의 뜻을 실행하고자 하오니 이 땅에서 이루어주시고, 그 모든 영광과 찬미가 주님 나라에 다다르게 하소서. 아멘.

 

‘5단 마리아께서 잃으셨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으심을 묵상합시다.’에서는 우리가 바친 그 열매나 불안한 미래가 참으로 주님의 뜻 안에서 이루어지는지 확인되어, 기쁨에 넘쳐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청원기도는 이렇게 바칩니다. 지극히 자비로우신 아버지 하느님, 아버지의 집인 성전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머무시는 아들 예수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가 실현하고자 하는 일이 주님의 뜻 안에서 잘 진행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셔서, 저희가 애착이나 과욕으로 손상시키지 않고 주님의 힘을 받아 지치거나 포기하지도 않으며 주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부단히 투신하게 하소서. 아멘.

 

우리 주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시기 전,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우리 교회의 어머니로 맡겨주시면서, 어머니의 전구 기도를 통해 거듭 우리를 주 하느님께로 이끌고 계십니다. 묵주 기도를 통해 주 예수님의 생애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주님 사랑의 깊이 안에 함몰되어 주님 사랑의 사도가 됩시다. 주님 사랑의 사도가 되어 주님께서 원하시고 명하셨던 하느님 나라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에 세우고 이루며 완성해 나감으로써, 형제자매들과 함께 주님께서 약속하시고 축복으로 허락하신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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