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주간 화요일 ’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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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3-30 ㅣ No.4988

성주간 화요일 ’22/04/12

 

이번 사순시기에 여러분은 어떤 결심을 하셨습니까? 드디어 내일 사순시기가 끝나는 시점에 와있습니다. 여러분의 결심을 스스로 어느 정도 이루셨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어떤 분은 아주 많이 그리고 잘 지키신 분도 있으시겠습니다. 그런가하면 작심삼일처럼 목표는 잘 잡았지만, 그간의 습관과 나약한 의지로 인하여 잘 이루지 못하고 전과 같이 평이한 나날을 되풀이한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을 먹은 것이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드는 것같습니다. 저도 사순시기 시작하면서 운동도 하고 찾아뵈어야 할 분들 방문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긴 했는데,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날씨만 괜찮은 날이면 점심 먹고 걸어다니긴 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수난을 당하시고 십자가상에서 희생제사를 바치게 될 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하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 의미를 잘 깨닫지 못하고, 예수님이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요한 13,33) 라고 하신 말마디만 섭섭하고, 여태 주님만 바라고 나중에 왕이라도 되시면 한 자리 차지할 기대로 갖은 고생을 다 했다고 여기고 살아왔는데, 그것이 다 물거품이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나 봅니다.

 

베드로가 참다못해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36) 하고 묻습니다. 이렇게 화급해하는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예수님께서는 대답하십니다.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다.”(36) 그러나 베드로는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듣지 못한채 그저 떠난다시는 말씀에, 그리고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르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시는 듯하여, 섭섭한 마음으로 자신의 확고한 결심과 주님을 따르려는 자세를 큰소리로 외칩니다. “주님, 어찌하여 지금은 주님을 따라갈 수 없습니까?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37) 그러자 베드로 뿐만아니라 제자들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너무나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버리고 떠나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십니다. “나를 위하여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이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38)

 

오늘 복음의 기사를 바라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마음은 안 그렇지만 아니 마음은 간절하지만, 갑자기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자신의 결심은 지키지 못하거니와 오히려 정반대로 배반까지 하는, 인간의 나약한 본능을 너무나도 잘 드러내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모든 것을 다 아시면서도 탓하거나 화내거나 나무라지 않으시고, 지긋이 감싸 안아 주시고 기다려주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감사할 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가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나 나중에는 따라오게 될 것이다.”(36) 라고 말씀하셨는가 봅니다. 우리가 지금은 약하고 부족하지만, 주 예수님을 따르고,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굳건히 하여, 그 말씀을 실현해야할 그 날 그 시간이 다가왔을 때,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님 말씀과 사랑을 외면하지 않고, 반드시 실현할 큰 힘을 주시기를 간구하며 나아갑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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