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선물

가슴속에 아픔을 남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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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3-31 ㅣ No.54

 

 * 고백성사실에서 신자들을 기다리는 내마음은 어떤 것일까?

 

   기차를 기다리는 마음일까?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네는 기차를 보네는 마음일까?

 

   태어나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고백을 늘 나처럼 많이 듣고 듣게 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북유럽의 음악은 가벼움에 무거움을 앙증맞음에 넓음을 실어나른다.

 

   고백성사의 마지막 사람을 보내고 성사실에 불을 끄고 나혼자 남은 고백성사실과 성당의 어둠속에서 나는 이곳의 마지막 가사인 "기차는 멀리 떠나고 나는 당신의 역에 홀로 남아있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그렇게 남긴채 앉아있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가 떠오른다.

 

마지막 기차인 얼굴 모르는 마지막 신자가 나갈때 까지 그 얼굴을 보지않기 위해 남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 아픔 때문에 남아 앉아있네. 신자들의 눈물은 성사실에서 봉헌되지만 사제의 눈물은 성사실에서 나와 흐르기 시작한다.

 처음에 어려서 성사실 내 앞에 왜 피슈가 있는 줄 몰랐다.

 

* 스승신부님께서 ’허신부 성사실에서 기쁘게 잘 앉아만 있어도 성인사제되! 어려운것 아니야" 하셨다. 그러나 이것이 이렇게 나에게는 힘들 줄이야!

 

왜 그냥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에 아픔을 담고 앉아있어야 함을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그분도 내스승인 그분도 거기까지 밖에 말할수 없었으리라. 고백의 비밀때문에 그저 눈빛만으로도 ....... 그분의 미소는 나에 대한 염려와 사랑이었다.

 

스승님이 미치도록 보고싶다. 나를 사랑하셨던 나의 호수를......

 

스승님께서 화두처럼 말씀하신 것이 이노래에 남겨져 있다. 나는 그냥 앉아있면 되는 줄 알았는데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

 

agnus baltsa 의 to treno fevgi stis okto 8시정각에 떠나는 기차를 향한 내마음(의역)

 

을 내자신에게 받친다. 내자신을 나는 가장 아름다워하고 가장 사랑한다.

 

내가 가장 이세상에서 사랑하는 사제는  나자신이다. 비밀의 호수로 살아갈 내자신의 가슴을 위해 이 노래를 받친다.

 

 

 번역: 카테리니행 열차는 8시에 떠나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이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어요.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그렇게 앉아만 있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

 

 

  * 나는 늦은 11월 몇시에 이역을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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