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6주간 토요일 ’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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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1-27 ㅣ No.5300

연중 제6주간 토요일 ’23/02/18

 

제가 어려서부터 목이 자주 부어서, 잘 때는 면 스카프로 목을 감고 잠자리에 듭니다. 밤새 방이 건조해지거나 저도 모르는 새에 온도가 내려갈 수도 있어서, 깨어났을 때 편도가 붓는 일이 없도록 목을 싸감고 자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을 때 그 모습이 새하얗게 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 곁에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함께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이를 바라본 베드로는 그저 예수님께 오신 손님을 접대해야 하겠다는 나그네 환대법을 따르기라도 하겠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예수님께 제안합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마르 9,5) 마르코 복음사가는 이 상황을 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6)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또 다른 신기한 상황이 전개됩니다. 구름이 덮이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7) 하는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이 둘러보자 더 이상 아무도 보이지 않고 예수님만 그들 곁에 남아 계시게 됩니다.

 

그 일을 뒤로하고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십니다. 그들은 이 말씀을 지킵니다.

 

그러나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저희끼리 서로 물어봅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제자들이 예수님께 율법 학자들은 어째서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11) 하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과연 엘리야가 먼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는다.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많은 고난과 멸시를 받으리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이겠느냐? 사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엘리야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가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제멋대로 다루었다.”(12-13) 라고 풀이해 주십니다.

 

늘 우리를 포근히 감싸주시고 보호해 주시며 이끌어주시는 주님을 기억합니다. 구름처럼, 이불처럼, 스카프처럼 우리를 품어 안고 계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주님 사랑에 힘입어 우리도 누군가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를 감싸 안고 덮어주고 채워주면서 주님의 영광이 우리를 통해 드러나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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