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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왜 낙태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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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2-10-05 ㅣ No.572

 

성인경 / L’Abri Fellowship

 

지난 10월 23일 미국에서는 낙태시술 산부인과 의사 바넷 슬레피언의 피살사건이 있었습니다.1) 1993년이래 7명의 산부인과 의사가 죽고 수많은 병원이 불에 타거나 폭탄테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번도 극단적인 반낙태운동가들의 폭력을 동원한 낙태 전쟁이 낳은 불상사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다른 종류의 전쟁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제가족계획연맹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행해지는 낙태가 매년 약 5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합니다.2) 정확한 통계가 나오는 미국에서만 1973년에 대법원에서 낙태를 허용한 이래로 몇 년 전까지 벌써 1700만 명 이상이 낙태되었다는 보고도 있었습니다.3) 낙태는 인류가 직면했던 그 어떠한 참혹한 전쟁보다도 더 무서운 영적 전쟁이 아닐 수 없습니다.

  

1. 한국의 낙태 현황과 동기  

(1) 낙태는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새로 태어나는 신생아는 약 600,000 명이지만 낙태로 죽어 가는 태아들은 거기에 약 2배에서 2.5배가 넘는 1,000,000 - 1,500,000 명으로 추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무리 적게 잡아도 1970년대 이후만 해도 미국과 마찬가지 수준인 1700만 명이 훨씬 넘을 것이며 이것은 한국전쟁에서 죽은 생명들의 10배 이상에 해당하는 무서운 숫자입니다.

표1) 연도별 낙태건수(단위: 명) 1963 1973 1978 1985 2000년대

139,000 390,000 630,000 1,500,000 ?  

 

우리나라에서 연간 낙태 건수를 정확하게 통계내기 힘들고 추산하는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낙태 시술을 한 병원이 공식적으로 시술 보고를 하도록 하는 체제가 정비되어 있지 않으며, 2)대부분의 비합법적인 낙태는 보험급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기 때문에 의료보험제도로도 파악이 안되며, 3)낙태 시술을 받은 사람들 자신이 시술여부를 밝히기를 꺼려하고 있으며, 4)낙태 시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들도 시술 횟수를 밝히기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인구보건연구원, 대한가족계획연맹,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등의 보고서를 보면 위와 같은 연도별 낙태 시술 건수 변화 동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물며 어떤 통계는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낙태가 약간씩 줄어들고 있다는 성급한 보고를 하기도 했습니다.4)  

그러나 IMF가 사정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IMF는 6.25 이후의 최대 국난이다”는 호들갑 속에 많은 희생자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실업자들이지만 최대 희생자들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죽어 가고 있는 태아들입니다. 경제적 사정과 양육비를 이유로 오히려 낙태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서울의 여러 산부인과에는 IMF 전만 해도 하루에 평균 3-4건에 불과하던 낙태 환자가 6-7 명으로 늘어났다고 보고합니다.5) 어떤 병원에서는 낙태가 두 배나 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IMF 이후의 실업 등으로 가계비용을 들기 위해 출산을 1-2년 후로 미루고 싶은 부부들이 태아감별이나 낙태, 피임에 대한 문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합니다.6) 아직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IMF이후의 낙태 동향과 2000년대에는 또 무슨 핑계로 낙태를 계속할지 모릅니다.  

(2) 낙태 동기는 악하다. 다음의 낙태동기 비교표는 대한가족계획협회에서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가 후원한 세미나에서 이홍균, 유태환씨가 1996년 5월 1일부터 4개월간 산부인과 전문의가 있는 전국 20개 병, 의원에서 낙태시술을 받은 1,098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것을 제가 비교표로 만든 것입니다.7)  

표2) 낙태동기 비교표(단위: %) 자녀불원 미혼 터울조절 경제적 사정 산모의 건강

54.2 16.3 9.1 5.9 4.6

 

기혼 여성의 경우에 낙태를 하게 되는 기본 동기는 계획에 없는 자녀를 임신했을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피임을 실패해서 임신을 했거나 임신할 때와는 달리 상황이 바뀌었거나 하여 자녀를 더 이상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낙태하는 기혼여성 중에 1-3회까지 낙태를 반복하는 경우가 거의 60%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서, 낙태를 가장 ‘편리한 피임법’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가장 끔찍한 경우는 무려 21번이나 낙태를 한 부인인데, 그 부인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이 얼마나 상처를 안고 있겠습니까? 이미 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경구용 낙태약 ‘RU486(Mifepristone)’이나 첨단의학이 도전하는 귀에 붙이기만 해도 되는 팻취제나 주사 한방으로 낙태할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벌써 언론에서는 “마음놓고 사랑하세요. 더 이상 원치 않는 아기는 없습니다.”라는 광고를 보게 될 것이라고 야단법석입니다.8)  

그러나 “계획에 없는 자녀를 원치 않아서”라는 답변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이 자료에서 “자녀를 원치 않는다”고 답변한 그 이면에는 여러 가지 세부적인 악한 동기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홍균, 유태한씨도 그 점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기혼여성의 경우에 원하는 남자아이가 아닐 경우에도 “원치 않는 임신”이라고 대답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뿌리깊은 악습 중에 하나인 남아선호(男兒選好) 사상과 특히 “범띠해, 말띠해, 용띠해에 여아가 태어나면 팔자가 거세다”고 하여 낙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9) 대한가족계획협회에 의하면, 그 해의 ‘띠’에 따라 출생 남녀 성비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데, 여아 100명당 남아가 평균 110-120 명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 출산 상태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가 되어야 정상입니다.  

2. 기독교인의 낙태 실태

(1) 낙태에는 종교도 없다.

문제는 기독교인들이라 해서 낙태에 대한 태도가 타종교인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형사정책연구원에서는 “종교별로 낙태에 대해 표방하는 태도가 약간씩 다른 것은 인지된 사실이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볼 때 그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어떤 종교를 가지고 있는가가 낙태행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10)고 분석했습니다.  

표3) 종교별 낙태 경험(단위: 100명당 %)   무교 불교 천주교 기독교

1983갤럽조사 35.7 49.7  49.8 46.5

1991형사정책 32.6 46.3 39.4 34.1

 

비록 기독교가 수치상으로는 조금 낮다고 하더라도 타종교인과 큰 차이가 없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절대적인 윤리를 믿는 “기독교인들도 낙태에 있어서는 타종교인들과 다를 것이 없다”11)는 것인데, 그것은 곧 낙태에는 종교도 차이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교회는 계속 부흥했으나 기독교인들의 생명의식이나 사회적 책임이 변화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며, 이것은 한국교회 성도들이 아직도 신앙과 생활이 분리된 이원론적 영성에 사로잡혀 있다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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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낙태를 죄인 줄 몰랐을까요?

그러면 과연 기독교인들이 낙태를 죄인 줄 모르고 시술을 받았을까요? 만약 1980년 이전에 시술했다면 그럴 수도 있는데, 그 이전에는 교회에서 침묵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가족계획정책 때문에 낙태죄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사람이 절대 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윤리에 의하면, 1)배속의 아이를 지우는 것은 악하며 인공적으로 아이를 지우는 것은 잘못이라는 생각이 있었고, 2)아이가 태어나면 한 살을 먹는 것은 태 속에서 보낸 열 달을 인간의 생명으로 본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의 표는 1990년대에 행해지는 낙태까지도 “죄인 줄 몰랐다”고 핑계할 수 없게 만듭니다.  

표4) 첫 낙태 당시 낙태죄 인지도(단위: %) ~1979 1980~1985 1986~1990.7

16 30.2 31.2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1980년대 이후에 낙태죄 인지도가 높아진 이유를, 1)1980년대 중반기에 들어서 태아의 성감별이 사회 문제화되면서 성감별 규제와 함께 낙태죄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2)미국의 낙태법을 둘러싼 논쟁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며, 3)1980년대에 들어 가족계획사업의 쇠퇴와 더불어 매스컴 및 천주교, 기독교 측에서의 낙태반대운동에 의해 점차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12)  

기독교인들은 여기에다가, 4)제6계명인 “살인하지 말라”는 말씀이 ‘타인의 생명을 보호하라’, 즉 어린 태아의 생명까지도 보호하라는 말씀이라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으며, 5)더구나 신앙 양심에 안락사, 태아실험, 낙태, 영아살해 등은 분명히 죄라는 거리낌을 떨쳐버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6)그리고 불신자들에 비해 낙태에 대한 죄책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죄책감으로 시달리는 것을 볼 때 낙태가 죄라는 것을 알았지만 다른 모든 죄와 마찬가지로 고의적으로 범죄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교회와 목회자가 할 일

(1)낙태죄에 대해 설교해야 한다.

낙태문제는 절대적인 진리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교회에서부터 풀어가야 합니다. 모든 윤리가 상대주의적인 우리 시대에는 기독교 공동체만이 생명 윤리의 보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설교와 교육으로 낙태가 죄악이라는 것을 외쳐야 합니다. 침묵하면 할수록 성도들이 은밀하게 죄를 짓게 되며 그것은 곧 교회가 영적 쇠퇴와 세속화로 가는 길입니다.  

출애굽기 21:22-25는 임신한 여인을 때려서 낙태시킨 자에 대한 형벌 조항입니다. 말씀의 핵심은 ‘상해 시는 벌금으로, 그러나 사망 시에는 죽음으로 다스리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낙태케 한 사람에게 벌금 보상을 명령하는 말씀이 있는데, 그것은 태아가 “재산”이기 때문에 보상을 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태아도 “인간”이기 때문에 보상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태아가 죽었으면 ‘생명은 생명으로’ 갚으라는 엄중한 원칙이 있는데, 그 이유는 낙태를 ‘살인’으로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우발적인 사고에 이러한 중벌을 적용했는데 고의적 낙태는 얼마나 더 무섭게 다루어야 할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13) 낙태문제는 사후 대책보다는 예방이 최고입니다. 낙태와 성에 대한 바른 설교와 교육이 성도들의 낙태죄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낙태한 성도들을 치유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여성도들이 낙태로 인해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지 아십니까?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낙태로 인해 건강을 상하고 오랫동안 고생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교회는 성도들에게 낙태에 대해 설교하고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로 실질적인 용서와 치유를 해 주어야 합니다. 더 이상 과거의 죄에 매이지 않아야 헌신하고 이 세상에 복음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직분자들이나 그들의 자녀들이 최근에 낙태한 사실이 발견되면 적절한 권징을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교회가 순결을 지키고 말씀의 권위를 살리는 길입니다. 낙태를 이해하는 남녀 전도회나 선교회가 중심이 되어 건전한 이성교제 교육, 안전한 피임법 홍보, 낙태 상담실 운영, 미혼모의 집 운영, 입양 주선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치유는 성도들이 반낙태를 위해 기도하고 일할 때 어루어집니다. 우리 나라가 낙태천국이라는 오명을 하루빨리 벗어나도록 기도하고,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신 태아들의 생명이 더 이상 유린되지 않는 세상이 되도록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 성도는 다시는 낙태죄를 짓지 않을 것이며 낙태로 고민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상담하고 옳은 길로 인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낙태반대운동에 참여해야 한다.

그 밖에도 기독 의료인들을 격려하여 낙태 시술을 멈추고 생명을 보호하고 지키는 일에 앞장서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독 정치가들을 격려하여 국회와 정부에서 낙태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백성들의 생명을 보호하도록 해야 합니다. 더 이상 우리 백성들이 무고한 피를 흘리는 죄를 짓지 않도록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낙태반대운동 단체들을 위해 선교비를 지원하는 것도 교회가 할 일입니다. 미국과 같은 폭력적인 반낙태 운동에 흐르지 않으면서도 지혜롭고 분명한 태도로 이 영적 전쟁을 수행하려면 교회가 방패와 힘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 각주

 

1) 한겨례, 1998.10.27

2)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낙태의 실태 및 의식에 관한 연구’(1991.5), p.139

3) 리처드 윈터(Richard Winter), 사람입니까,(성인경역, 일지각), p.35

4)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앞의 글, p.139  

5) 경향신문, 1998.2.21  

6) 중앙일보, 1998.1.9  

7) 이홍균 유태환,‘인공유산 실태에 관한 연구’(1996.5), pp.13,14  

8) 동아일보, 1996.7.24 12) 형사정책연구원, 앞의 글, p.188

13) 리처드 윈터(Richard Winter), 앞의 책, pp.90-93. 윈터 박사는 여기에서 칼빈(J. Calvin)이 출애굽기 21장 말씀을 주석한 것을 소개하고 있다. “태아는 비록 어머니의 태에 들어있지만 이미 인간 존재이다. 사람을 들판에서 죽이는 것보다 집에서 살인하는 것이 더 흉악하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집은 그의 가장 안전한 피난처이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태 중에서 태아를 죽이는 것은 더욱 잔인하다.”

9) 한겨레, 1998.10.17

10)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앞의 글, pp.144,145  

11)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앞의글, pp.144,145; 참고로 10대 낙태시술자에 대한 종교현황에 대한 한 조사는 무종교 55.5%, 기독교 35.2%, 불교 9.3%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는데, 기독교가 유난히 많다. 그러나 무종교로 응답한 10대들 중에는 천주교나 불교도가 다소 포함되어 있거나 중복되어 있는 듯 하다.(한국가족계획협회, ‘인공유산실태에 관한 연구’, 1996.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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