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사랑하는 추기경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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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초반 추기경님을 시애틀에서 알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삼풍백화점 사건이 터지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지요. 당신께서는 한국을 걱정하고 있던 교우들에게 바닷물은 3%의 소금끼 때문에 썩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국 인구의 3%가 넘는 우리 가톨릭 신자가 세상의 소금이 된다면 앞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추기경님, 당신께서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도 기도한번 제대로 못했습니다. 당신께서 주신 사랑에 단 한번도 보답하지 못하였습니다. 사는 것이 바쁘고 힘들어서 제게 사랑을 주신 추기경님 그리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소홀했습니다. 또한 주님을 외면하고 주님의 사랑을 거부하였습니다. 당신이 떠나신 지금 제 마음은 명동성당의 당신앞에 서 있고 싶지만 저는 이태리에 있습니다. 당신께서 가시는 마지막에도 저는 마음으로 밖에 같이 할 수 없네요. 하느님의 목자로서 그리고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로서 살아오신 추기경님. 저 하나라도 추기경님의 말씀데로 당신의 주신 사랑의 밀알을 키워 세상의 소금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것만이 당신이 하느님 영전에서 당신을 흐믓하게 해 드릴 유일한 방법인것 같네요. 이제 명동성당에서 그리고 혜화동에서 당신을 뵐 수 없겠지요. 당신의 어눌한 어투와 인자하신 웃음도 뵐 수 없겠지요. 하지만 당신과 가졌던 수 많은 추억들은 제 마음속에 제가 하느님께 돌아가서 당신을 뵐 수 있는 그 날까지 간직하고 당신을 1980년말에 이촌동 성당에서 뵜던 요한이에요, 1990년대에 시애틀에서 뵜던 그 요한이에요. 라고 말씀드릴 수 있게 열심히 하느님 말씀데로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죄많은 죄인을 위해서 당신이 생전에 그러셨듯이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이 격변기에 흔들리고 있는 우리나라와 위정자들을 위해 지혜를 주십사 기도해 주세요.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