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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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7-15 ㅣ No.4724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21/07/23

 

우리가 얼핏 생각하기에는 누구나 다 좋은 가르침을 따르고 싶어 하고 착하게 살고 싶어 한다고 여깁니다. 그런데 실제로 살다 보면, 모든 상황에서 좋은 것이라고 해서 그 좋은 것만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와 이해관계에 따라 덜 좋은 것을 선택하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좋지 않은 것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설명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좋은 가르침을 듣고서도 왜 그 가르침이 좋은 것인지, 또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십니다.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 누구든지 하늘 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마태 13,18-19)

 

어떤 사람은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시고 일러주시는 방향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만, 그 방향이 자신에게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동반하거나 심지어는 단기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면, 포기하고 말 때도 있습니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20-21)

 

어떤 사람은 눈 앞에 펼쳐지는 세상에서 줄을 잘 서고, 급행료를 내고 갈 수 있는 길이 펼쳐져 있고, 또 누군가가 그 길을 걷도록 초대하면, 예수님의 복음 말씀보다 사회의 처세술을 따라갑니다.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22)

 

어떤 사람은 고지식하고 뒤처진 사람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좋은 것이 무엇인 줄 알고 좋은 것을 실행하려고 하고 또 실제로 좋은 복음 말씀을 자기 생애로 실현하여 복음의 하느님 나라를 이루어내고 마는 사람이 있습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23)

 

복음 말씀이 분명 좋은 것이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임은 신자라면 누구나 다 압니다. 그러나 그 길은 선택해야 이루어지는 길입니다. 자신을 향한 주님 사랑에 대한 믿음 때문에 믿음으로 선택하는 길이며, 믿는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선택하는 수준만큼의 것일 수 있습니다. 주님을 믿는 만큼 믿음으로 실행하는 우리 복음의 길이 더욱더 깊어지고 진실해지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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