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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당이 싫어질때-저의 신앙은 지키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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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58.124.114.*]

2007-11-14 ㅣ No.5995

제 미약한 신앙의 불은 끄고 싶지 않지만
제가 속한 본당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들이 별로 합리적이지도 않고
세상보다 더 세상을 향해 있는 것같아 맘이 아픕니다
 
어제 자녀가 수능시험을 앞둔 이웃 교우를 찾아갔다가
들은 이야기
"낼 모레 수험생 부모 피정때 우리성당은 본당 차원에서  지원이 없어서,
 단체에서건 예산을 들여 엄마들 점심 봉사를 해줄 단체도 없고
 부모들이 5,000원에 점심 티켓을 샀어... 근데 너무 씁쓸한거 있지...
진짜 짜증나더라..."
 
그 교우나 저나 이미 지난 2년에 걸쳐 큰 아이들 수능 피정을 치뤘던 기억이
있는지라, 그날 몸도 마음도 떨리던 기억속에서도 미사와 따끈한 떡국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다른 때는 몰라도 이런 때는 서로 조금씩 베풀만도 한데
저희 본당은 서울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큰 본당인데..
옛말에 " 있는 집이 더하다더니"
떡국 한그릇에 제 신앙을 내던질 수는 없고
(누구처럼 불콩죽에 눈이 멀어서도 안되겠고)
 
지난주 강원도 낙산사를 갔는데
복원 공사가 한창인 바닷바람 몰아치는 황량한 절터에서도
무료 국수집 안내판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져
길손의 발길도 저절로 향했지만 시간이 지나 국수 공양은 못했지요
 
실은 떡국 한 그릇 핑계를 댔지만
제가 속한 본당의 속 좁고 세상보다 더 비합리적인 선택에
가슴이 답답하네요
이런 일 뿐아니라 다 풀어내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네요
 
성당 만큼은 진정으로 따뜻하고, 낮은 곳이길 바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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