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식신(4)

인쇄

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3-03-11 ㅣ No.11085

1986년 3월초....

강군과 학교로 향하는데 불안하게도  점심나절이었다.

마침 할머니에게서 5000원이라는 두둑한(?) 용돈을 받은터라

보무도 당당하게 중국집문을 열어 젖혔다.

당시 짜장면 한그릇 500냥,백반 500냥,버스비 80냥....

세수대야만한 그릇에 가득담긴 짬봉국물에 밥을 3공기

투하했지만 5분만에 싹비운 강군은 부족한듯 입맛을 다셨다.

"부족하냐??"

"입맛만 버렸네요!!!"

돈내주고 뺨맞는 느낌이 들어 대전 성보극장 지하의 시식코너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백반을 시켰지만 역시 5분이었다.

공연한 오기가 생겨 볶음밥,비빔밥,김치찌게를 시켰지만 돌아오는

그의대답은 히딩크 감독이 자주 쓰는말!!!-아직 배가 고프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무려 1000원을 투입하여 왕돈까스를

시켰지만 역시 왕관 찌그러지는데 5분이 안걸렸다.

갈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다시 비빔밥,백반,된장찌게를 시키니

시식코너 아줌마들이 난리가 났다.

"뭣들 하시는거예요??이러다 사람죽어요!!"

된장찌게를 말끔히 비우고 해피해하는 강군을 죽상을 해가며

이죽거렸다.

 

 "그리 처묵으니 행복하제!!"

"이제 겨우 간에 기별이 오네요!!!"

"허걱!!"

성질같으면 끝장을 보고싶지만 돈때문에 끝장당하고 말았다.

100원짜리 3개를 들여다보면서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이돈으로 일주일을 어케 버티나?!!!"



107 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