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식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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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3-03-07 ㅣ No.11084

1985년 10월 9일 한글날!!!

식전 댓바람부터 어무이한테 신신당부했다.

"우리집에 괴물이 오니 반찬은 신경쓸것없고 밥만 잔뜩 해 놓으세요!!"

"괴물??"

어무이는 이해 못하는듯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때 강군을 데리고 집에 도착하니 마루에 한상 잘차려져있었고

할머니는 안방에서, 어무이는 밥을 푸면서 강군의 인사를 반갑게 받으셨다. 

몇 숟가락 뜨지도 않았는데 금새 빈그릇을 내밀자 어무이는 기다렸다는듯

밥을 퍼주었고 할머니는 신기하듯 쳐다보셨다.

"고놈봐라!!참 밥도 참 복스럽게 먹는다!!진슥이 니도 배우라!!

밥은 저렇게 먹는거야!!깔짝깔짝 먹는게 아니고..."

할머니가 곰방대에 연초를 넣고 불을 지필무렵 강군의 식신 본능은 발동했고

쓰나미처럼 밥과 반찬을 먹어치우자 어무이는 놀란듯 밥을 제대로 퍼지를

못했고 할머니는 눈을 똥그랗게 뜨신채 곰방대에 불을 지피지를 못하셨다.

솥단지안의 밥을 전부 거덜낸다음 구수한 숭늉으로 입가심한 강군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두분에게 정중히 인사후 고시관으로 향했다.

그가 돌아간직후 할머니는 그제서야 곰방대에 불을 지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야야!쟤 데리고 오지마라!!살림 거덜 나겠다!!

밥은 몇되했노??"

어무이는 잠시 머뭇거린후 입을 열면서도 방금전 현상이 믿기지 않은듯한 눈치다.

"식구들까지 먹으려 4되반했는데...

아무래도 며칠 굶은 것같습니다!!"

"머라!!4되반??쟈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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