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식신(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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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3-03-18 ㅣ No.11088

1992년 4월 어느 일요일....

오전내내 대전 중구청근처의 볼링장에서 5게임을 치고나니

정신이 몽롱할정도로 허기가 졌다. 

"밥묵자!!거하고 싼데로 가자!!"

전충남도청앞에 두부두르치기로 유명한 청양식당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오징어2개,두부2개를 시키자 아줌마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두분이면 오징어 두르치기 1개면 충분합니더!!"

"보통사람이면 충분하죠!!여기 강장군님은 다르십니다.

어서 내오기나 하세요!!!"

두르치기가 도착하자마자 아줌마와 밥때문에 자그마한 실랑이를

또다시 벌였다.

"일단 착수조로 5공기 갖다주슈!!!"

"5공기씩이나요???그러지마시고 추가때마다 갖다 드릴테니..."

"아줌마!! 그럴사정이 있어서 그리시키면 가져오면되지!!

먼말이 이리 많으셔요??"

"아뭏든 추가때마다 갖다드릴께요!!"

"엄청 귀챦을텐데...."

3분마다 밥공기를 추가하자 아줌마는 그제서야 상황이 파악된듯

한번에 5그릇씩 내어왔다.

친구따라 강남간다고....나도 강군과 어울리다보니 식사량이

엄청 늘어 3공기는 기본이고 조금 무리하면 5공기도 먹어치웠다.

장난끼가 발동해 먹은 밥공기를 차례차례 쌓아서 상당히 높은 탑이

완공(?)되자 들어오는 손님마다 구경난양 힐끔힐끔 쳐다보며 수근거렸고

아줌마들은 웃느라고 난리였다.

강군은 두르치기국물까지 말끔히 먹어치웠고 수차례 내어온 밑반찬도

올킬했다.

계산을 하는데 두르치기보다는 밥값이 더나왔다.

3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킬킬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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