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식신(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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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13-03-19 ㅣ No.11089

1994 5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코스를 밟고있던 강군이 역삼동의 사무실로

놀러왔다.

곽수일교수가 지도교수지??

이번에 논문 통과되는거여??”

성격 장난아닙니다!쉽지않을 것 같아요!!”

잘해라!!공부가 지겨울때가 됐쟎아!!”

식사나 하러갑시다!제가 살테니…”
어쭈!태광산업에서 장학금받더니…”

 

 

강군을 데리고 가자주류백화점을 지나 테헤란로에 위치한 라마다르네상스의

뷔페로 향하니 촌놈은 구경하기 힘들었던 음식들을 포함, 많은 산해진미들이

진열되어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메!단가가 있어서인지음식이 엄청 다양하네요!!”

본능적으로 강군은 식탁에 앉을 생각을 하지않은채 다양한 음식들을 한동안

쏘아보면서 침을 질질 흘려댔다.

어이쿠!!! 또 물만났구만!물만났어!!

그는 두접시에 음식을 가득 담아와 왁자지껄 먹어대다 또 두접시를 가져다

먹고를 몇번이고 반복했다.

음식맛도 매우 좋아 나도 몇번 들락달락하며 정신없이 먹는데 옆테이블의

사람들이 부럽게 쳐다보아 시선을 돌리니….!!

1992년도 바로셀로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씨가 친구와 같이

식사를 하는데 접시 한쪽에 음식이 쬐꼼 담겨져있고 그것을 먹기싫은 듯

들고있었다..

저리 먹고서 마라톤을 어떻게 뛰어!!”

반면에 강군은 또다시 두개의 접시에 음식을 가득 담아 쓰나미가 일본을

덮치듯 먹어댔고 그것을 황영조씨는 부러운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 싸인좀 부탁합니다!!”

황영조씨는 지금 힘들어서 싸인 못합니다!!”

아저씨한테 싸인받으려 온 것 아니니 상관마세요!!!”  

매니저인듯한 친구가 저지를 하여 까칠한 표정을 짓자 황영조씨는 마지못한듯

싸인을 하는데 힘이 하나도 없어보였다.

황영조씨는 음식을 더 이상 먹지않은채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 곧바로 일어나

밖으로 향했고 강군은 옆의 누가 있는지 없는지 상관않은채 음식물을

싹쓸이 하는데만 열중했다.

옆에 아는사람 왔어요??”

황영조씨 온것도 모르냐??”

예에??먹느라고 몰랐네!!진작 알려주시지!!”

웨이터들이 음식을 공급하며 고개를 갸웃거렸고 강군은 맛까지 음미하며

입장한지 3시간이 넘게 먹어댔고 나는 커피와 후식을 번갈아 들며

1시간 넘게 그의 식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나중에 황영조씨는 은퇴기자회견에서 마라톤뛸 때 죽을것같이 힘든것과,

음식을 맘대로 못먹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그때 그 뷔페에서 게걸스럽게 먹는 강군을 본 것도 은퇴의 한이유가

되지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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