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가로등지기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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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근표 [kphong] 쪽지 캡슐

1999-01-23 ㅣ No.44

  소설 '보물섬'의 저자 로버트 스티븐슨은 어린시절 고향에서 보았던 가로등지기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언제나 가슴깊이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해가 저물면, 어둠의 거리에 가로등지기 할아버지는 하루도 빠짐없이 등불을 밝혔다.  소년 스티븐슨은 그 밖으로 에딘바라 거리의 가로등에 불을 밝히며 지나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바라 보았다.  '자기 뒤에 등불을 밝히고 가는 사람, 나의 인생도 지나간 뒤에 빛을 남겨야 한다.  저 가로등지기 할아버지처럼! ' 스티븐슨은 이 영감어린 추억을 교훈삼아 등불을 남기듯이 작품활동을 했다고 한다.

 

  우리는 세례를 받고 그 성세예절의 마지막으로 커다란 부활초에서 촛불을 당겨 받았다.  그리스도의 빛, 구원의 빛을 받고, 또 크리스찬은 그 자신의 생애를 한 자루의 촛불처럼 스스로 태워 빛을 밝힐 것을 다짐했다.

  에딘바라 거리의 가로등지기 할아버지는 자기 뒤에 등불을 밝히며 지나갔지만 우리는 그날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는 불리움 앞에 삼가 무릎을 꿇었다.

  그 소명 앞에 섰던 신앙인의 인생은 이웃과 휴예들에게 그 삶이 그대로 희망의 빛, 기쁨의 빛, 도움의 빛, 영감의 빛으로 타올라야 한다.

  우리가 주님 안에 다시 태어나던 날 받았던 내 인생의 촛불은 이 어둡고 긴 밤에 지금 깜박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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