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주님 영원한 안식과 위로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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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락준 [tutti] 쪽지 캡슐

2013-01-21 ㅣ No.11062





30여년 전인 1981년 여름

중.고등부 주일학교에서는 여름캠프를 준비 하고 있었다.

몇 군데 현지답사를 거쳐

여주 신륵사 주변 강가에서 주일학교 여름 캠프를 하기로 하였다.

당시 나는 난곡성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었다.

선발대를 먼저 보내

캠프장 주변을 정리하고

화장실을 만들고

물놀이를 위해 강에 안전띠를 설치했다.

그리고 약 40여명의 아이들과 떠난 여름캠프...

캠프장에 도착하여 텐트를 치고

조를 편성하고..

즐겁게 레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오후 3시쯤

한 아이가 헐레벌떡 강가에서 뛰어오더니

나에게로 와 헐떡이며 말을 한다.

“선생님 강에 누가 빠진 것 같아요”

나는 쏜살같이 강가로 향했다.

강가에서는 한 어머님이 통곡을 하고 계셨고

잠시 후 한 초등학생 아이가 어떤 분의 손에 의해

강 속에서 들어 올려졌다.

급하게 인공호흡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을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고

다시 강가로 오니 같이 물에 빠진 아이가 한 명 더 있단다.

아무 생각도 없이 무작정 강으로 뛰어들어

강바닥을 더듬어갔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체력의 한계가 왔고

마침 여주 경찰서에서 잠수부를 보내왔다.

얼마 후 그들은

한 아이의 시신을 건져 강가에 안치를 하였다.

변을 당한 두 아이는 형제간이었다.

 

망연자실한 나는 또 다른 부모님의 울부짖음을 들어야했다.

또 다른 여자 아이의 실종....

결국 그 아이는 시신은 다음날 신륵사 강가에서 발견되었다.


휴가를 맞아 성당 몇몇 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우리 캠프장 주변으로

피서를 오셨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오늘 난 한 장례미사를 참례하였다.

그 때 변을 당한 두 아이의 아버지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으로

지난 30여년을 살아오셨을 그 아버지의 장례미사였다.

 

자식을 보내고

비통해하는 남편을 위로하며 정작 본인의 슬픔은 삭여야만했던

그 아이 어머님은 이제 사랑하는 남편마저 먼저 보내고

주체할 수 없는 진한 슬픔으로 오열을 한다.

 

주님 !!

주님 !!

고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세요.

주님 !!

저들을 위로해 주세요.

 

 

 

2013년 1월 21일    힐라리오


배경음악
Wolfgang Amadeus Mozart / Requiem, K.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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