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지역 향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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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수 [changjuys] 쪽지 캡슐

2013-02-11 ㅣ No.11069

  난곡동,
 이곳으로 이사를 온지가 2년이 넘었다. 난향동에서 난곡동으로 
 처음 난향동으로 이사를 왔을 때 이 주변의 산들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산세를 유심히 관찰한 바가 있다. 

 난곡이라는 말이 이사오기 전에 어떤 할머니의 전화와 인터넷에 게재된 글들을 보면서 빈민촌의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야...... 
 제가 이사를 올 때는 신림7동 이름으로 아파트를 형성하고 있었다. 저는 여기에 살게 되었고.....지금의 관악산 휴먼시아 아파트와 국회단지와의 사이에 작은 능선 하나가 매력을 끄는 것을 보았다. 
 볼록하게 생긴 것을 보고 참 이상하다. 이 능선이 어느 인체 부위의 중심 같은 느낌을 받다. 산행을 하고자 할 때는 여기를 출발점으로 정하고 산으로 가자. 오를 때는 이 능선의 가장자리로 가서 시작하는 습성을 들였다. 자주 걷다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기 사직하였다.

여자의 어느 부분이구나 ......
호암산에 올라가서 국회단지 쪽을 바라보면서 아침햇살이 자리 잡는 모습이 난초라도 심으면 잘 자랄 것 같은 양지쪽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주변에는 넓은 묘지군을 이루고 있고 참 묘자리가 잘 잡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의 묘인지는 몰라도 자리 하나 잘 잡았다.
 
 아무리 추워도 따뜻한 햇살이 하루 종일 비추다가 서산으로 잠시 넘어가는 햇볕 마을임을 느꼈다. 이쪽 산 저쪽 산을 번갈아 돌아보면서 오르락 거렸더니 난곡으로 들어오는 도로가 꽤 깊은 계곡으로 들어오는 길이다. 종점을 기점으로 한 입구쪽은 양쪽 산이 꽉 맞댄 듯이 입구를 통제하고 있고 그 안은 두 조각의 계곡을 갈라져 있음을 보게 되었다.
 신림7동의 이름은 난향동으로 이름이 바뀌고 신림13동은 난곡동과 이름을 합하였다. 난곡이 생각하면 어려운 난자 같이 느껴지지만, 그점은 어느새 망각의 길을 잃어가고 따뜻한 향기나는 마을 난향동과 깊은 게곡의 샘물이 솟아나는 맑은 곳으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발전해 가는 모습에서 이웃이 멀어져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의 싹이 튼다. 그러나 난곡동은 그대로 이름이 살아 있다. 이곳을 지키는 성가정성당 난곡동 성당이 자리하고 있음에 난곡동의 이름은 변화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 같다.

 공동묘지에서 판자촌으로 판자촌에서 초가지붕집으로 아파트와 주택단지로 변천해 오는 동안의 삶의 애달픔은 이 모두를 이겨내고 모두들 잘 되어서 이사를 갔다는 사람이 많다. 

 초가 지붕으로 살 때 보다 아파트가 들어섯기에 문화적 삶은 더 좋아졌는 것 같다. 그러나 소통의 길은 절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 아파트가 갖는 단절의 문화가 초가지붕의 개방의 문화를 뛰어 넘을 수 있을까?가 의문스럽다. 

 이곳의 지형적 특징이 주는 요소는 사랑이 심볼이다.
사랑의 그림을 그릴 줄 모르는 나의 생각은 어떻게 하면 좋아...사랑에는 형체를 그릴 수 없는데 반쪽으로 갈라저 있는 모습에서 작은 산 이쪽 저쪽이 생각과 말과 삶이 틀리다. 산이 아파하는 모습이다. 높이가 달라진 만큼은 아파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기울어진 집의 모양에서 오는 차이점이 생각의 모습도 달라진 점을 느끼게 된다. 이 점을 해소하는 데는 어떤 특효의 약을 써야 할까? 

 생각다 보니 하나,
 무슨 일이 있어도 오랜 역사의 공동체를 이끌어 나온 난곡동성당이 있지 않은가?
 이 성당의 종소리! 
성가정 성당의 마음 아니겠는가!
이 종소리가 들려올 때, 이 종소리가 불러 줄  때를 생각해 보자.  이 밖에 하나 될 수 있는 부름이 있는가?  없을 것 같다.

 지역을 허물고 옛부터 내려오는 따뜻한 햇살의 힘을 작은 그림자로 서로를 이해하고 살아가는데 가슴으로 나누자.성가정 성당이 앞장서야 할 부분이다.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자. 이 땅이 갖고 있는 향기를 더욱 진하게 맡고 싶어서 한 순간의 느낌을 올려본다.
 
 정월 대보름 척사대회가 기대된다. 모두가 하나 되어 먹고 마시고
모야! 윷이야! 걸! 개! 또!......

 내가 살던 고향처럼 우리가 사는 동네를 함께 하는 동네로
꽹과리, 징, 북을 치며 장구치고 놀고 싶어서......
저 깊은 어머니 속 마음 같은 심정으로 이 땅을 밟으며
그 의미를 찾아보자고 지역이 주는 향수를 맛보고자 합니다.

"설날!
 "행복한 설날 되세요." 하는
성당 정문 프랭카드의 인사말을 떠올리면서 이만 줄입니다. 아멘.

20130210 밤 이베네딕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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