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12월 20일 ‘22/12/20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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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12-04 ㅣ No.5240

1220 ‘22/12/20 화요일

 

예전에는 신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멘탈 테스트라고 하는 정신건강검사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중의 많은 수가 환상적인 꿈을 꾸는 경향이 있다.’라는 조사보고가 올라온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허망한 꿈을 꾸진 않는 한, 미래를 꿈꾸는 모든 현상은 현실에서 비정상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주님의 말씀은 탐욕과 경쟁의 탑으로 점철된 사회인의 눈으로 볼 때 더욱 더 이상한 것이 아닐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제 복음에서 사제 즈카르야는 아내 엘리사벳에게서 아이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천사의 말을 믿고 응하지 않아 벙어리가 되고 맙니다. 그에 반하여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마리아는 기상천외하고 허무맹랑하다고 여길만한 잉태소식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여 새역사의 문을 열게 됩니다. 인간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과 그에 대한 예언을 들을 때, 누구나 쉽게 수긍할 수 없습니다. 마리아의 경우에는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카 1,30-31) 라는 소명이 되겠지요. 그러면 누구나 마리아처럼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34) 하고 반문하기 마련입니다. 더군다나 자신은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34)

 

모세나 엘리야나 에례미야나 처음 주 하느님의 소명을 받을 때 그들은 공통적으로 반응합니다. “저는 못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소명이 자신들이 믿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으리라는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감당하기 어려운 소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사는 마리아를 설득합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35-37)

 

그제서야 마리아는 응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38) 예언자들도 두 번 세 번 다시 소명을 받고 나서야 겨우 응답하게 되고, 거기에는 하느님의 함께하심과 능력을 발휘하심이 곁들여 집니다.

 

우리도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구절벽의 시대와 다종교 사회에서 선교라는 절대절명의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 실현과 세계자본시장의 무한경쟁 질서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 사회는 우리에게 하나라도 더 빨리, 하나라도 더 많이, 하나라도 더 높이 활동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런 분위기 안에서 오히려 양보하고 희생하고 봉사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고 짊어지기 버거운 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불가능한 일이 없으신 주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겠다는 주님 권능의 약속을 기억합니다. 성령께 의지하여 우리 가운데 기적을 일으키시며 하느님 나라를 세우라고 하시는 주님의 명을 이루어나가도록 기꺼이 우리 자신을 도구로 내어 바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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