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추기경님께드리는 두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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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sora9] 쪽지 캡슐

1999-07-05 ㅣ No.405

월요일은 항상 힘들게 시작하지만 오늘 추기경님 답장을 읽고선 기쁜 마음 한량없습니다. 음.....저는 74년생입니다. 그러니까 초등학생이 아니라, 초등부 교사입니다. 제가 저번 편지지에 사무실에서 라고 썼는데 기억을 못하셨나봐요. 암튼,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집에가서 식구들한테 자랑거리가 생겼어요. ........ 지난 화요일 날 4박5일간 꽃동네 소망 어린이집 7명이 저희 집으로 캠프를 다녀갔습니다.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함께 하니까 얼마나 이쁘고, 천진한지 그건 글로는 표현못할 것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지내고 토요일날 갔어요. 저희 엄마는 다리를 다치셨는데도 아이들을 위해서 사랑을 듬뿍 듬뿍 주셨지요. 한 아이 이야기를 할까해요. 박종민 이사악 나이 4세 성별 남....... 종민이는 미혼모가 낳은 아이래요. 참으로 영리하고, 눈빛이 너무 그윽해서 마치 빠져들어갈 것만 같은 아이랍니다. 종민이는 발톱이 없어요. 발가락 전체가 살로 되어있어요. 발톱이 없어서인지 오래 걸으면 잘 넘어지고, 다리가 아프다고 안아달라고 해요. 어제는 그런 종민이가 너무 보고싶고 가여워서 울었어요. 아빠는 우리가 데려와서 키울까 너희들도 다 컸으니 그럴까..... 그말에 함박 웃고 정말 기대했는데 종민이는 이미 입양이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2살때 전라도에 목사님가정에서 입양을 했는데 가정에 사정이 생겨서 데려갔다가 다시 데려오고 그런다네요. 그 불쌍한 새끼를 어떻게 그렇게 대하는지. 그리고 이해가 안되는건 원래 천주교 안에서 입양을 하면 천주교 집안으로 입양을 해야하지 않습니까? 근데 종민이는 목사님 가정으로 입양이 됐어요. 그래도 되는건지 여쭙고 싶어요. 내년1월에 아예 데려간다는 군요. 그래서 저희 집으로는 올수가 없데요. 추기경님! 이 편지를 쓰는 지금도 더운 날씨 속에서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넘어지는 종민이 얼굴이 떠올라서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미혼모 잘못도 있지만 제2의 부모님도 지금 큰 잘못을 하고 있는거 아닙니까? 어떻게 마음을 추스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그리고 입양을 그렇게 보내도 되는지. 만일 그렇게 입양이 가능하다면 절차와 조건이 있을텐데 그것이 어느정도인지....추기경님께서는 레지나의 지금 심정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계속 마음이 무겁네요. ......... 종민이가 잘 뛰어놀고 나중에 좋은, 착한 사람이 될수있도록 추기경님 기도속안에서 기억해주시겠어요? ....... 추기경님 답장 너무 감사드리구요, 종종 찾아뵐께요. 1999년 7월 5일 월요일 이현주 레지나 *추신 : 감사합니다. 모든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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