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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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영 [albertsj] 쪽지 캡슐

1999-05-07 ㅣ No.212

 

 

 

감  사  기  도

 

 

 

때때로 병들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인간의 약함을 깨닫게 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가끔 고독의 수렁에 내던져 주심도 감사합니다.

그것은 주님과 가까워지는 기회입니다.

 

일이 계획대로 안되게 틀어 주심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나의 교만이 반성될 수 있습니다.

 

아들딸이 걱정거리가 되게 하시고 남편이 미워질 때도 있게 하시고

부모와 동기가 짐으로 느껴질 때도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래서 인간된 보람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먹고사는데 힘겨웁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눈물로써 빵을 먹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허탈하고 허무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영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니까요.

 

불의와 허위가 득세하는 시대에 태어난 것도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의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땀과 고생의 잔을 맛보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의가 분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주님!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심을 감사합니다.

 

주여, 쓸데없이 남의 말을 함부로 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친구의 아픔을 붕대로 싸매어 주지는 못할 망정 잘 모르면서 아는 척

남에게까지 옮기지 않게 하여 주소서.

내 말에서 뿜어 나오는 독으로 남의 마음을 따르지 않게 하소서.

기가 죽어 움츠리고 , 행여나 남이 알까 두려워 떨고 있는 친구의 아픈 심장에

한 번 더 당기는 화살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모든 일에 성공할 수 있도록

그러나, 나는 허약함을 선물 받았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나는 부유함을 원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그러나, 나는 가난함을 받았다.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나는 힘을 달라고 부탁했다.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그러나, 나는 열등함을 선물 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나는 모든 것을 갖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그래서, 나는 삶을 선물 받았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들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선물 받았다.

나는 하찮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 주셨다.

나는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축복 받은 자이다.

 

                                        - 로이 칸타빌라 -

첨부파일: 청석봉의 산용담.jpg(1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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