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21/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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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0-18 ㅣ No.4820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21/10/27

 

혼자 자취를 할 때 느끼는 것은, 아침에 밥먹고 설거지하지만, 점심이 되면 또 밥을 먹어야 하고 설거지를 해야 하고, 또 저녁에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청소도 해야 하고 말입니다. 누군가가 그랬답니다. “집안일은 아무리 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향하시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루카 13,23) 하고 여쭙니다. 예수님께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 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그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24-25)

 

예수님께서는 거절당한 사람들, 아니 스스로의 인생의 궤적 때문에 자격을 갖추지 못해서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항거에 대해서도 언급하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나 집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고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26-28)

 

그러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유다인이기 때문에, 세례받은 신자라는 외적인 신분 때문에 당연히 환영받고 자동으로 들어갈 수 있으리라는 허망한 꿈을 꾸는 이들에게 경고하십니다. “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29-30)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좁은 문은 어쩌면 일상에서 반복되는 일, 귀찮은 일, 생색이 나지 않지만, 꼭 해야 하는 일. 그 일을 자신의 몸으로 채우는 이가 임자이며,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크고 화려하고 가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외적인 영광보다 오늘 귀찮지만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십자가의 길을 꾸준하고 성실히 걸어서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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