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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뺨 이야기" [Re : 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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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30 ㅣ No.1491

+ 찬미 예수님 !!!

 

   우선 님께서 말씀하신 성서의 "뺨" 이야기(마태5,38; 루가6,29-30)에 대한 성서적 해석을 하고나서 생각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 대목은 "보복 금지 조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의 율법에서는 복수를 惡으로 여기기는 했지만(레위19,18; 잠언20,22; 24,29), 소위 "반좌(反座)의 형"으로 인정은 하고 있었습니다.  즉 상대방이 자기에게 끼친 손해를 똑같이 돌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 "동태복수법(同態復讐法)"이라고도 부릅니다(출애21,24; 레위24,20; 신명19,21).  물론 이 법은 원래 그 당시 권력있고 돈있는 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었던 불공평한 법의 집행을 방지하기 위한, 다시 말해서 "만인에게 평등한 법"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불가피한 법이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잔인한 법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를 구실로 복수심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복수심은 결국 돌고 돌아 여러 사람들에게, 혹은 여러 세대를 통해서 이어질 수가 있음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온유하심이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했던 평화를 거스르는 일이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인 인간에게도 불행을 안겨다 줄 것입니다.

 

   예수님은 결코 "입법자"는 아니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뺨" 이야기를 말씀하신 이유는 꼭 성서에 적혀진 대로 하라는 "법규"가 아니라, 오히려 예언자적 성격의 가르치심입니다.  다시 말해서 악을 악으로 갚지말고, 오히려 악을 감수하여 복수의 악순환을 차단하라는 가르침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 스스로도 이 말씀을 지키시지 않았음을 우리는 당신을 때린 대제관의 경비병을 항의하시는 요한 복음서 18장 22-23절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물며 우리 인간이 성인이나 바보가 이닌 다음에야 지키기에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의 이러한 속성을 모르실 분이 아니잖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태오 복음의 산상설교(루가 복음은 "편지 설교")에서 "뺨" 이야기를 하신 이유는 꼭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복수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구약의 "동태복수법"을 뛰어 넘는 "반복수법(反復讐法)"으로 환원시키기 위함이고, 이 "반복수법"이야말로 마침내는 "이웃 사랑"으로 환원되는 명제가 됩니다.  즉 "뺨" 이야기는 "이웃 사랑"을 보여주는 극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한을 갚으려는 마음을 억누르고,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는 "이웃 사랑"의 가장 완전한 형태를 말씀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보면 사실 "뺨" 이야기와 "정당방위"와는 서로 비교하기에는 조금은 포커스가 다른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당방위"는 [1490]의 답변에서와 같이 윤리신학적 문제로 따로 묵상해 보시고, "뺨"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황금률로 가르치셨던  "이웃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기회로 삼으심이 어떠할른지요?

 

   주님의 평화가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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