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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개인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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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영혼 [61.106.109.*]

2006-06-29 ㅣ No.4280

 

   † 사랑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베드로였습니다.

 

   오늘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베드로의 절대 팬이었던 시절이 있어 성금요일 태어나 클 태자 항렬에 성인성자를 얻은

   태성이와도 한동안 네가 원하는 스테파노보다 베드로가 좋겠다고 이야기 해야 했습니다.

 

   오늘 아침 기도는 아이들에게 육의 탄생처럼 영의 영원한 생명은 부모님의 의지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기도를 워낙 싫어하는 녀석들인지라

   하느님 당신께서 보내주신 태성이와 기쁨을 잇는 연희가 생일의 축복을 나누며

   학교에서도 생활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할 것을 청원하였습니다.

 

   누군가 또 암에 걸려 그분이 봉사하시던 호스피스 병동에 기거한다는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절두산 성해실의 영령들에게 부탁드린다 하였습니다. 메모하였다 하면서

   메모력을 과시해야 했습니다. 주님, 메모해주십시오.

   남필립보와 그리고 대장암 말기의 저희 조카타리나 형수도 기억해주십시오.

 

   당신과 나의 영혼의 메모속에는 베드로가 있었습니다.

 

   꽃동네에서의 일이었지요?

   전신마비 환우들을 처음 본 순간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정신장애자임을 자각하면서

   육의 장애우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게중엔 신문지를 미리 부탁하면서 똥을 깔끔하게 싸주는 안드레아 형제의 배려도 고마웠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그들도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하더니, 게중엔 나처럼 오지랍이 넓은 환우가

   옆의 환우까지 일일히 챙겨줄 것을 전혀 미안한 표정도 없이 요구하는데

   그만 밉기까지 하였습니다. 내가 종같았습니다.

 

   아마도 그런 환우가 베드로인줄 알았다면 팬인 나의 그것으로 인하여 지금도 살아계실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의 침대 명찰속에 본명이 없었던 것도 신비입니다.

 

   그런 그가 어느날 아침 입에 밥알을 가득 문채 숨을 헐떡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죽음을 앞둔 커다란 고통이었습니다.

   간호실로 달려가니 불쾌한 표정으로 간호사가 그런것을 왜 자신에게 알리느냐며,

   저쪽 직원에게 알리라는데 안타까운 그 표정에 나는 그만 걸려넘어지기 시작합니다.

 

   직원들은 그 환자가 원래 엄살이 심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사람들의 말에 반감을 갖으면서도

   어느새 나는 나를 돌보지 못하고 남의 일처럼 베드로 형제의 고통을 방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잠시후 동변상련인 환우들의 아우성으로 의사와 그 간호사가 달려갑니다.

   후송중에 선종하였다 합니다.

   이때에 조금만 버리고 더 배려했다면 그는 그렇게 죽음을 맞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후 연도때에 놀랍게도 베드로라는 이름을 봅니다.

   삶의 애착이 깊었던 그의 고통에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꼼꼼한 나는 환우들의 면도도 보통 사람들의 돼지털 깎아놓는 그런 것보다는 잘 깎아주었습니다.

   하여 환우들이 줄을 서는통에 그또한 정신이 없었습니다.

 

   밥술을 떠다 먹이는 것도 아주 잘했으나 급한 성향에 차라리 내가 우걱 우걱 먹고싶었습니다.

   아마도 봉사 숙제를 치루는 철없는 학생의 실수인것 같습니다.

  

   피정겸 산교육의 보고인 꽃동네의 한달중 놀랍게도 가족 동반 봉사자는 한팀뿐이었습니다.

   홍보가 부족하지 않았겠나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참여를 과시합니다.

   주님 우리 가족들이 이러한 피정도 적극 참여케 해 주세요.

  

   집으로 돌아오니 티비에는 30세쯤 된 청년이 교통사고로 침대에서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에게 밥을 떠 먹이는 분은 그의 어머니였습니다.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나의 장인정신도 어머니의 그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것이없습니다.

 

   다시 영혼의 봄을 맞아 이번에는 우리 가족 모두가 또다른 꽃동네를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에 오늘은 베드로 바오로 성인과 함께 또다른 하루를 걷기를 청합니다.

 

   그리고 저또한 침대에 적히지 않았던 신비(미스떼리움)를 성사(싸끄라멘뚬)로 봉헌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스케줄에 입력할 것을 과시해야 할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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