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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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9-30 ㅣ No.5179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22/10/20

 

신자들이 각 가정에서 겪고 있는 상황은 아주 다양합니다. 어떤 신자분들은 그야말로 정상적인 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그 안에서 사랑과 행복마저 간직하고 사는 가정이 있습니다. 또 다른 어떤 신자분들은 가족 구성원들끼리의 대화 부족이나 서로의 문제와 부족함을 감싸주고 채워주려고 하지 않는 경우에서 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신자분들은 성당에 나가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또는 성당에 나가는 것에 대해, 아니, 믿음을 간직하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여 곤란한 상황에 처해 계신 분들이 계십니다. 각자의 사정이 다르므로  그 해결책을 한 마디로 제시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정을 성가정으로 만들어나가는데,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가져오는데,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루카 12,49-50)

 

또 온전하고 완전한 평화와 행복이 이루어질 때까지, 긴장과 갈등을 거치게 되는 현상을 거론하십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이제부터는 한 집안의 다섯 식구가 서로 갈라져, 세 사람이 두 사람에게 맞서고 두 사람이 세 사람에게 맞설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딸이 어머니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맞서 갈라지게 될 것이다.”(51-53)

 

세상 모든 사람이 간직하고 누려야 하는 정의와 평화를 이기적인 개인과 소수의 이득을 전제로 하는 이들이 독차지하려고 한다면, 그 나머지 구성원들은 그로 인한 피해를 감당하여야 할 것이고 긴장과 갈등 속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다름과 특성을 발견하고, 단순히 발견하여 아는 것을 자기중심적인 사고와 입장에서 지적하고, 자기에 맞춰서 상대에게 고치라고 탓하며,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상대가 바뀌라고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의 처지와 상황을 이해해 주고 그 서로 다름과 인격적 독립성과 특이성을 존중하는 데서 공동생활은 시작됩니다. 가정이든 사회든 민족이든 나라든 공동의 집인 지구에 사는 이들이 자기 혼자가 아니라, 싫든 좋든 서로의 인격과 삶을 공유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서로를 발견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며, 서로가 서로의 완성을 위해 지지해주고 배려해 주며 살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가 서로에게 맞서고 갈라지게 될 것이고, 그러한 긴장과 갈등을 극복하여 평화롭게 공존할 때까지는 짓눌린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어느 한쪽의 아량과 피해가 전제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바라보고 감싸 안으며 존중하고 배려함으로써 정의와 평화의 하느님 나라를 이루어나가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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