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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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1-14 ㅣ No.4848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21/11/23

 

세상 선지자라는 사람 중에는 가끔 마지막 날을 심판과 징벌로 멸망하는 순간으로 경고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보고 감탄하는 사람들에게 겉으로 화려하게 드러나 보이는 것이 다 허상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루카 21,6) 그러자 그들이 예수님께 되묻습니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7)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날에 오게 될 혼란에 대해 이르시며, 무서워하거나 흔들리지 말고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살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8-9)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그들에게 마지막 날에 대해 경고하십니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10-11)

 

유다인들이 이집트에서 자기 힘과 노력이 아니라 주 하느님의 기적의 힘으로 탈출을 하고 나서는 자신들이 겪은 하느님 체험을 민족의 공동 신앙 유산으로 고백합니다. 우리를 노예살이에서 탈출시켜 주시고 구하신 분은 주 하느님이시다. 그러고서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를 이렇게 구해주신 분이야말로 우리를 창조하신 분이실 것이다. 우리를 만들어내신 분이니까 이렇게까지 우리를 노예살이에서 건져주시지 않았겠느냐! 그리고 우리를 만드시고 이렇게 노예살이에서 살려주신 분이야말로 마지막 날 우리를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헤매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영원히 구원하시리라.

 

이 유다인들의 신앙고백을 되새기며 우리의 미래를 견주어 봅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모님을 통해 세상에 내시고, 우리가 세상과 본능에 따라 살면서 죄악에 물들어 가는 것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주 예수님을 통해 우리 죄를 대신 씻어주시고 구하셔서 영생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하시면서, 우리가 교회를 통하여 아버지 하느님과 주 예수님께 대한 신앙을 가질 기회를 주시고 주 예수님을 따라 복음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안배하시고 성령을 통하여 이끌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당장 커다란 죄악에 빠져 있지 않고, 계속 대죄 중에서 회개하지 않고 죄악을 거듭하지 않는 한, 설사 마지막 날이 징벌의 형태로 다가온다고 하더라도,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죄악을 씻도록 정화는 시키시더라도 멸망시키지는 않으시라는 확신이 우리의 믿음과 희망 안에서 어렴풋이나마 느껴집니다. 마지막 날을 바라보며 우리가 간직해야 할 태도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걸어 나가며 거듭 회개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성령의 인도로 충실히 복음의 길을 걸어 나가면, 마지막 날이 징벌이 아니라 구원의 기쁜 소식으로 다가오리라는 희망을 꽃피울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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