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14명의 내 代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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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stephenking] 쪽지 캡슐

2000-06-13 ㅣ No.3337

  제 대자는 모두 14명입니다. 산아제한을 생각지 않다보니 가족계획에 실패하고 말았죠. 게다가 C모군은 제 대자들의 프로필을 들어보더니 "이건 완전히 홀트 아동 복지원이네!"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제게는 누구보다도 소중한 이들이죠. 이제 14명의 제 대자들을 서열순으로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단, 입양(?)은 사절입니다^^.

 

 

1위 : 장준혁 루가(76). 가장 믿음직하고 성실한 대자. 부동의 넘버원. 군입대 전까지 청년 미사해설단에서 맹활약. 지금은 강원도 화천군에서 155마일 휴전선을 지키고 있음. 제대가 제일 기다려지는 대자.

 

2위 : 최욱 알벨또(빠른 79). 홀트 아동 복지원 발언의 파문을 일으킨 C모군의 친동생. 한 때 숙식을 같이 했을 정도로 대단히 친밀한 대자. 고1때 성가반주반 기타리스트로서 처음 만나 고3때 대입 진학 속성 지도, 새내기때는 준혁이 및 나와 함께 미사해설단, 그 다음해는 교사로서 끈질긴 악연(?)을 자랑. 지금은 준혁이 부대와 우편번호도 같은 곳에서 의무병(일명 medic)으로 복무중.

 

3위 : 김시열 젤마노(79). 94년 중3과 그 교리 교사로서 처음 만난 후 지금까지 내게 변함없는 충성(?)을 보여주고 있는, 박동규의 열렬한 지지자. 고2 전례부장, 대학 진학 후 미사해설단 및 중고등부 전례부 보조 교사로서 활동하다, 지금은 입대했다고 전해짐. 시열이의 정보를 얻는대로 업데이트 예정.

      유성렬 아타나시우스(79). 94년 시열이와 같은 운명을 지니고 나와 만났음. 참고로 아타나시우스는 내가 가장 멋있다고 생각하는 신학자. 성렬이가 내게 대부 서달라고 했을 때, 기꺼이 이 이름을 지어주었음. 지금은 위 사람들과 같이 군복무중.

 

5위 : 백경서 베네딕도(81). 전설적인 ’나 경서!’,’중3 기상!’,’Betty’ 등 유행어의 주인공.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인물.

 

6위 : 백승재 마르코(82). 친구 따라 성당 와서 박동규의 대자까지 된 비운(?)의 인물. 고1때 홍보부, 고2때 밴드부로 열심히 학생회를 했고, 지금은 수험생으로서 면학중. 자신의 세례성사 직전 회합중이던 교사회합실 문을 박차고 내게 "선생님, 저 대부 서 주세요. 그런데 제 세례명 뭐에요?"라는 황당무계한 질문으로 날 하마터면 폭력교사로 만들 뻔한 사건도 있음.

      유남수 바오로(82). 한강성당의 Michael Jordan. 상혁이와 함께 무적 복사단 출신.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99년 학생회장으로 당선, 특유의 조화력으로 99년 학생회를 최고의 팀웍으로 이끌다는 평가를 받음. 지금은 승재와 함께 대입 준비중.

      홍상혁 스테파노(82). 한강성당의 풍운아. 숱한 해프닝과 일화의 주인공. 고1때 승재와 함께 홍보부 재건 멤버로, 고2때 홍보부장으로 활동. 지금은 역시 형설지공을 쌓고 있음.

 

9위 : 강태훈 베드로(85). 과묵함이 매력 만점인 대자. 바로 10일에 있었던 견진에서 내 대자가 됨. 98년 진솔제때 멋진 춤을 선사, 한 때 ’로드’라고 불림. 보통 때는 얌전하지만 가끔 돌발 상황 발생 가능.

 

10위 : 박재응 베드로(87). 태훈이 친구 박연응 스테파노의 친동생. 안경 너머의 날카로운 눈매가 포인트. 길에서 봐도 내가 먼저 인사해야 할 정도로 프라이드 또한 강함.

 

11위 : 유영석 프란치스코(88). 친구 이광호의 외조카. 고등학생 때 광호의 부탁으로 대부를 서 주었는데, 내 불성실로 연락을 못하다가 올해가 되어서야 부자 상봉. 현재 서초동 본당 초등부 6학년. 헤어진 시간만큼 같이 해야할 시간도 많을 대자.

 

12위 : 한건희 브루노 (89). 만나면 화기애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대자. 아마도 주일학교 때 사제간의 정을 많이 쌓지 못한 채 내가 교사를 그만 둔 탓인 듯. 하지만 커 갈 수록 지내면 대단히 재밌을 것 같은 인물.

 

13위 : 박정석 미카엘 (98). 아직 ’대부를 대부라고 부르지 못하는’ 대자. 정석이의 아버님이 바로 내가 초등부 5학년 때 주일학교 선생님이셨던 박성 스테파노 선생님. 정석이의 대부 제의를 받았을 때 그 감동의 물결이란~~~~~~~!

 

 

  지금까지 제 대자 중 13명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대자 한 명이 또 있습니다. 영석이와 마찬가지로 제가 고교 시절에 대부를 섰던 한 어린 아이인데, 저도 어려서 그랬는지 제대로 주소나 전화번호를 알아 놓지 못해서, 결국 지금은 실종 대자로 되어버렸습니다. 언제나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저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현재 만나는 13명의 대자들 그리고 더 생길지도 모르는 대자들과 함께 이 세상 어떤 대부 대자들보다도 더 재밌게 이 세상을 살 자신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언젠간, 아무리 늦어도 하늘나라에서는 저와 그 잃어버린 대자를 만나게 해 주실테니까요.

 

 

추신 : 6월 10일 견진성사 받으신 분들, 그리고 그분들의 대부모님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특히 태훈이 많이많이많이많이많이 축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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