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뭘 찾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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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수 [changjuys] 쪽지 캡슐

2012-07-07 ㅣ No.10985

 
 길을 가다 엎드려 보았습니다. 고개도 숙여 보았읍니다. 알 듯 다가오는 것은 줍는 것이었습니다. 버려진 것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보잘 것 없지만 언덕을 찾고 있었고 구석진 곳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머리가락 하나에도 먼지가 더덕더덕 붙었습니다. 도약의 비행기를 타고 싶은 매달림이었습니다.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습니다. 제자리를 못 찾아 헤매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눈을 떠서 보니 제 안에 주인이 없었던 것을 알았습니다. 나를 맡기고 갈 바위 같은 분을 찾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에 불 수 있을까요? 어디선가 반가이 맞을 분을 만날 수 있을까요? 골고다 산길을 가고 있는데 들려오는 소리...... 나를 맡기고 갈 바위 같은 분이 신음 속에서 '목마르다 하시면서 다시 다 이루었다.'고 말씀 하시면서....... 너희는 내 안에 머물러라. 그러면 평화를 주겠다고 약속 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고 기뻐했습니다. 임마누엘, 아멘.

 비가 올 듯합니다. 뜨거운 메마른 땅을 식혀 주리라 믿습니다. 거룩한 마음은 높기보다는 낮으며 요란하기 보다는 고요하며 휘황찬란하기보다는 깨끗하고 맑으며 검소하고 겸손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항상 그리워 한 수평선은 땅 보다 낮은 곳에 있었으며 늘 쉬지 않고 일하며 함께 하고 있었으며 살아있는 물결이었습니다.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물의 꿈! 함께 출렁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물처럼......바다에서.

 성당 앞마당 귀퉁이에서 들려오는 말씀,

"너의 믿음이 너를 구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오늘 아침 창밖의 빗소리는 다정다감한 소리로 들려왔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정다울 수가 있을까? 오랜 벗들의 속삭임 같았다. 귀 기우려 듣고 싶은 적막 속의 그리움이었나 보다. 커피 한 잔 해야 하겠네. 감사합니다.
20120706 이 베네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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