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12월 16일 목요일 ’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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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2-03 ㅣ No.4871

1216일 목요일 ’21/12/16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요한을 염두에 두며 군중에게 화두를 던지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루카 7,24-25) 세례자 요한을 예언자보다 더 큰 인물로 평가하고 인정하신 예수님의 이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질문을 던지게 해줍니다.

 

성당은 어떤 공동체인가?’

사람들은 성당에 가서 무엇을 할까?’

왜 성당에 갈까?’

 

성당에서 하는 가장 중요하고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선교와 복음화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서로 사랑하시어 그 사랑이 우리에게 넘쳐흘러 오듯이, 우리도 주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합니다. 주 친히 승천하시면서 우리에게 사명을 주셨습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8-20) 우리 교회는 형제자매들에게 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해 주시며 구원해 주시는지 알리며 함께 구원의 길을 걷고자 합니다.

 

선교는 비단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설교하고,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성사와 다른 성사들을 베푸는 것을 복음화라고 규정하려 하였을 수 있습니다.”(교황 바오로 6, 현대의 복음선교, 17) 실제로 선교는 그리스도교회의 세례자와 교회 공동체의 숫자 늘리기가 아니라, 복음의 말씀대로 행복을 살아 이 땅에 새 하늘과 새 땅이라고 할 수 있는 정의와 평화의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세례를 받고 또 복음에 따라 사는 삶으로 새로워진 새 사람이 없다면 새 인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복음화의 목적은 바로 이러한 내적 변화이며, 한마디로 표현하여, 교회가 복음화한다는 말은, 교회가 자신이 선포하는 메시지의 거룩한 힘을 통하여 모든 개인과 집단의 양심, 그들의 활동, 그들의 삶과 구체적인 환경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복음화를 설명하는 가장 알맞은 표현일 것입니다.”(18) 그래서 인간의 모든 차원이 변화하여야 합니다. 교회로 볼 때 이는 단순히 지리적으로 더욱 넓은 지역이나 더욱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상반되는 인간의 판단 기준, 가치관, 관심 사항, 사고방식, 영감의 원천, 생활양식 등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그것들을 변화시키고 바로잡는 것이기도 합니다.”(19)

 

그러기에 선교는 복음을 전하는 교회 공동체의 복음화를 전제로 하고 우선시하여, 교회가 스스로 복음화하고 복음을 이웃과 나누고 복음화의 길로 초대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습관적으로 반복해 왔던 교회의 모든 활동을 되돌아보며, 우리 교회의 활동을 어떻게 하면 복음과 교회의 정신에 맞춰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온 마음과 정신을 다 기울여 모색하고 실현합시다.

 

성당에서 두 번째로 하는 일은 그리스도 교회 공동체 건설과 친교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 삶의 기쁜 소식이요, 구원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 기도하며, 우리를 구원하신 주님을 찬미하고 주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며, 주님과 하나 됩니다. 우리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주님께서 이 땅에서 세우고자 하셨던 하느님 나라를 향해 걸어나가는 교회 공동체를 건설합니다. 이 교회 공동체는 이미 주 예수님께서 오셔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심으로 시작되었고, 제자들과 함께 양성하셨고, 제자들과 그 후계자들과 그들의 복음선포를 받아들이고 믿는 이들을 통해 전승되었습니다. 이 교회 공동체는 오늘 우리가 모여 함께 기도하고 친교를 나누는 공동체이기도 하고, 우리의 복음 선포로 새로 건설될 새로운 지역의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교회 공동체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이 땅에서 친교를 이루고자 노력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삼위의 하느님께서 서로 사랑하셔서 하나 되신 그 사랑의 신비 속에 참여하고자 기도하고 복음을 실천하며 친교를 이루고자 합니다. 주 하느님의 마음과 사랑 그 정신을 모시고 따라가고자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의 사랑과 정신을 담은 말씀을 새기고, 형제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실현하면서 주님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자 합니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교회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소년 성소자와 교회의 정신을 제대로 습득한 평신도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이 공동체 건설과 친교의 중요한 작업입니다.

 

성당에서 하는 세 번째 일은 이웃 사랑입니다.

삼위일체의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하나 되고, 그 사랑이 넘쳐흘러 세상을 지어내시고, 주관하시고, 구원하시며 사랑을 나누어 주시듯이, 우리도 주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사랑을 주위의 형제자매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우리는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되어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이들과 함께 우리의 삶을 나누고자 합니다. 선교와 이웃 사랑은 하느님 사랑이라는 손의 바닥과 등이며, 직접선교와 간접선교라는 양면입니다.

 

이상의 세 가지 교회의 선교 사명은 교회의 본질이자 목표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의 신비 안에서 그 근원과 힘을 얻고, 우리가 그 신비 안에 참여함으로써 구원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로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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