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령 강림 대축일(다해) 요한 20,19-23; ’22/06/05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5-09 ㅣ No.5042

성령 강림 대축일(다해) 요한 20,19-23; ’22/06/05

 

 

 

 

 

 

 

 살면서 이럴 때가 있습니다.

뭔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커다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부끄럽고 위축될 때,

특별히 뭔가에 대해 불만스러운 것도 아닌데 마음이 불편할 때,

특별히 부족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닌데 뭔지 모르게 마음이 채워지지 않을 때,

할 것 다 하고, 진행될 것 다 잘 진행되는데 어딘지 모르게 아쉬울 때,

마땅히 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울 때,

하고 싶으면서도 하지 못하고 계속 다음으로 미룰 때,

기회를 기다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눈 앞에 여건이 되었는데 실현하지 못할 때?

 

오늘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습니다.”(요한 20,19) 그런데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오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습니다.”(19-20) 그러자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습니다.”(20)

 

예수님께서 죽으셨다가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전해도, 누가 내 말을 믿어줄까?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고 전한다고 해도, 변하는 것이 없는데, 그렇게 해서 뭐하나?

예수님을 죽인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하면, 나는 가만히 놔둘까?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비과학적인 신앙 조목에 대한 불신과 불편함과 두려움이 나를 주저 앉히고 망설이게 합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성령께서 오십니다. 성령께서 두려움과 무력감 속에 갇혀 있던 제자들을 해방시키시고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 만들어 주십니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사도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1-4) 그날 베드로와 사도들의 말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은 이들이 삼천 명가량 늘었다고 합니다(41).

 

성령께서는 두려움과 망설임 속에서 있는 제자들에게 사도적 열정을 불러일으켜, 부활하신 주님을 증거하게 하십니다.

사도적 열정은 비단 어떤 교회적, 그리스도교적인 일만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도적 열정은 교회에서 봉사하고 희생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도적 열정은 선교와 활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증거하는 사도적 열정은 비단 사도적 활동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을 믿고 살도록 이끄십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불가능하게 여기는 기적을 이루도록 합니다. 기적은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없고,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과 불가능 속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 말씀의 구현입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불가능하게 여겨지는 하느님 말씀의 구현 중의 하나는 용서하는 사랑입니다. 어쩌면 나 조차도 바라지 않는 화해와 일치의 원의를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2-23) 주님께서는 성령께서, 우리가 서로를 용서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하십니다. 성령을 받으면 우리 마음속에 미움과 원망으로 벽을 쌓고 갈라진 분열의 죄악에서 해방시켜 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바오로 사도는, 성령께서는 부활하신 주님께 향한 신앙 안에서, 우리를 사랑의 일치 안으로 이끄신다고 합니다.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1코린 12,3.13)

 

성령께서는 제자들을 갈등과 분열로 이끄는 죄악의 유혹에서 지켜주시고, 신앙을 굳게 하고 사도적 열정을 불러 일으켜 서로를 받아들이고 함께할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성령에 감화된 제자들은 마음을 합하여 형제적인 사랑으로 공동체를 이루게 됩니다. 사도행전은 그 때 그 사도들의 삶을 이렇게 일러줍니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그리고 사도들을 통하여 많은 이적과 표징이 일어나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 그리고 재산과 재물을 팔아 모든 사람에게 저마다 필요한 대로 나누어 주곤 하였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사도 2,42-47)

 

오늘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성령께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도록 이끄십니까?

오늘날 우리가 성령께 의지하여, ‘부활하신 주님을 향한 믿음 안에서 용서를 통한 일치를 가져와야 할 점과 분야는 무엇입니까?

성령께 힘입어 내 가정에서, 불가능을 믿음으로 극복하고, 용서하며 화해할 점은 무엇입니까?

성령께 힘입어 내 일터에서, 불가능을 믿음으로 극복하고, 용서하며 화해할 점은 무엇입니까?

성령께 힘입어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에서, 불가능을 믿음으로 극복하고, 용서하며 화해할 점은 무엇입니까?

 

성령께서 우리들 마음 깊숙이 다가오셔서, 우리에게 부활하신 주님께 향한 믿음을 굳세게 해주시고, 그 믿음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주님의 말씀을 이루고 실현하며, 그 현실적인 방안으로 용서와 화해를 통한 일치를 가져와, 하늘나라의 새로운 첫 발을 내딛기로 합시다.

 

성령을 받고 싶으십니까?

성령을 받아, 주님 사랑에 잠기고 싶습니까?

성령을 받아, 사도적 열정에 불타오르고 있습니까?

오늘 성령 칠은과 성령의 열매를 되새기면서, 여러분에게 성령께서 열매 맺어주시기를 간구하시기 바랍니다.

 

불신과 의심, 답답함과 아쉬움, 우울함과 서운함, 채워지지 않는 갈증, 미지근하고 주저하는 여러분을 성령의 불로 타오르게 하시어, 사도적 열정으로 불타오르도록 간절히 청하시고, 응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다.”(요한 20,22-23)

 

-------------------------------------------

 

성령 강림 대축일 꽃꽂이

https://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9&id=186810&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0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