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4일만에...

인쇄

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08-10-23 ㅣ No.9628

지난주 금요일 오전 10시...

선물계좌에  9억이라는 거액을 입금한 신규고객과  시장상황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이정도면 상승에 과감히 베팅을 해도 되지않습니까?"

"시장이 좋치않습니다.좀 더 기다리심이..."

"알겠슴더!!"

약간 거만하고 무시하는듯한 발언으로 나빠진 기분을 애써 누르고 그 분을

주차장까지 쫒아가며 인사하는등 정중하게 배웅했다.

하루종일 주식시장은 반등을 시도하지만 여의치않은 모습이었고 불길한 마음에

그분의 계좌를 살펴보니 무려 30억을 이미 상승베팅한뒤였다.

선물은 레버리지를 극대화한 것으로 9억이면 60억이상 베팅할수있는

아주 위험이 큰,전문가들도 조언을 꺼려하는  상품이다.

"사장님 시장이 불안한데 너무 베팅이 크지않습니까?"

"류차장은 자꾸 제동을 거는데..당신 아까부터 기분나빠!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알어!"

뚝끊는 전화에 기분이 잡쳤지만 그것보다는 웬지모를 걱정에 머리가 띵할정도로

어지러움을 느꼈다.

 

금주 월요일..

종합지수는 64포인트가 떨어져 총 2억여원이 날아가버렸다.

"사장님 지금이라도 정리하시죠?"

"가뜩이나 열받아있는데...그런 전화라면 다시는 하지마슈!

어차피 손해보면 내돈 손해보는데.."

이 고객은 내가 조언하면 할수록 더 열을 받아서 작심하고 거꾸로 전략을

펼친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얘기하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금주 화요일..

종합지수가 장중 100포인트 급락했다가 60포인트 하락으로 마감했다.

심히 걱정이 들어 떨리는 손으로 계좌상태를 확인하니 오늘 아침 또다시 30억을

상승베팅하여 총 손실액이 7억 2000만원을 넘어서고 있었다.

"사장님 이게 무슨일입니까? 60억을 베팅하다뇨?

오늘 또 상승베팅한것 아닙니까?"

"마음이 착잡하오!!아침에 상승할때 갈줄알고 승부를 걸었더니..."

"아니 이러면 내일 미국시장이 급락시 돈이 남아나지 않을텐데.."

"2억도 안되는 돈 건지면 머합니까?냅두슈!!!

머리 아픈데 이만 끊소!!"

9억 선물계좌이면 초대형 우량고객이며 이러한 고객은 수익을 차근차근 올려

평생고객화하는것이 나의 꿈이었는데 불과 일주일도 안되는 사이에

날아가버린다는 생각에 기도하는 맘으로 미국시장의 결과를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바로 오늘..

고대했던 미국시장은 폭락으로 끝나고 말았고  주식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오늘중으로 5억원을 입금시키지 않으면 12시중으로 강제 매각됩니다

설마 돈은 없으신것은 아니시죠?"

"돈이 없는데..."

"예에?그런데도 이지경이 되도록 버티신것 입니까?"

"류차장이 힘써주면 안되겠나?"

"잘 아시면서 그러십니까? 이건 힘써서 될 문제가 아닙니다"

"알겠네!!"

종합지수는 5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시작하여 10시이전에 100포인트가 넘게

폭락했고 12시가 넘어서도 좀처럼 일어설줄 몰랐다.

착잡한 맘으로 고객계좌를 확인하니 사장님은 80포인트 이상 급락할때 선물을

모두 정리했고 남아있는 돈은 2500원에 불과했다.

"지기랄!

강남의 레미안 아파트 한채가 4일만에 담배한갑이 됐구만..."  

 



165 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