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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 3 주간 금요일 달봉신부의 조금 긴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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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4-03-23 ㅣ No.2570

지난 금요일은 마침 요셉성인의 대축일이었습니다. 그 날 복음은 마태오 복음 1장 18절에서 21절까지의 말씀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은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요셉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주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서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이어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 하고 일러 주었다

 

 

사순 제 3 주간 금요일 3월 19일 성요셉 대축일(마태 1, 18-24)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사순시기가 반이 넘어 이제 종반으로 치닫는 시기에 맞는 대축일은 우리로 하여금 잠시 쉬어갈 쉼을 주는 것 같습니다. 혹시 미사에 참례하신 교우분들 중에 요셉, 혹은 요세피나 영명축일을 맞으신 분 계신가요. 진심으로 축하드리고요 하느님의 많은 은총과 축복을 받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몇 번 말씀드린 것 같은 데 신학교에 있으면 대축일은 금새 표가 납니다. 오늘이 대축일인지 아니면 그냥 평일인지는 식사 때 반찬으로 구별을 해 줍니다. 식사때 반찬이 다르게 나옵니다.

 

특히 사순시기에 맞는 요셉 대축일은 더욱 기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순시기라 그 어느 때보다도 식사 반찬에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 가득합니다. 반찬만 보고 있어도 저절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 묵상이 됩니다. 그런데 요셉 대축일의 반찬은 예수님의 부활을 미리 맛보게 해 주는 반찬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서로 농담으로 예수님의 거룩한 영광스런 변모를 본 베드로의 마음을 이해하겠다고들 합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거룩한 영광스런 변모를 보고 여기 그냥 머물러 살자고 한 것처럼 매일이 그냥 오늘 요셉 축일만 같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곤 했었습니다. 그러니 신학생들이 요셉 성인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우리 본당의 안 승태 부제님도 요셉이시네요. 안 부제님은 요셉 성인이 딱 맞습니다. 법없이도 살 사람, 참으로 의로운 사람 요셉 성인은 많이 닮았습니다. 신자분들 기도 중에 우리 안 부제님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요셉"이라는 이름이 여섯 번이나 나옵니다. 요셉이라는 이름은 "하느님께서 보태 주시다. 하느님께서 얹어주시다. 하느님께서 덧붙이시다."라는 뜻입니다. 요셉이 예수님의 양아버지가 되실 수 있었던 것은 요셉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은총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그런 은총을 덧붙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마리아와 같이 살기 전에 미래의 아내될 사람이 자신과는 무관하게 임신을 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날을 고민하다 미래의 아내될 뻔 한 여자를 생각하여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것이 요셉의 마음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일 요셉이 자기의 생각대로 마리아와 파혼하였다면 예수님의 양 아버지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꿈에 천사가 나타나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라고 말해주는 것을 듣고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수의 양아버지가 되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만일 요셉이 자기 생각대로 파혼을 하였다면 그는 절대로 예수의 양아버지가 될 수 없었습니다. 그가 예수의 양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이 천사를 통해 당신의 계획을 알려주셨고 또 마리아가 성령으로 예수를 잉태할 수 있도록 역사하셨고 그러한 당신의 계획을 요셉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천사를 통해 요셉에게 알려주어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던 그의 마음을 바꾸도록 은총을 덧붙여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요셉이 위대한 점은 바로 하느님이 그에게 내려주시는 덧붙여 주시는 은총을 거절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만일 하느님이 요셉에게 베풀어 주시는 은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요셉은 절대로 예수님의 양아버지가 되실 수 없었습니다. 요셉을 통하여 이루신 모든 일은 요셉이 이룬 일이 아니라 하느님이 이루신 일입니다. 즉 하느님이 요셉에게 덧붙여주신 것입니다. 하느님이 요셉에게 얹어주신 것입니다. 요셉은 다만 하느님이 덧붙여주시는 것을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것뿐이었습니다. 하느님이 덧붙여 주시는 은총을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가 결국은 예수님의 양아버지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요셉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말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천사가 요셉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고 하였고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요셉은 천사가 "맞아들여라."고 말한 대로 "맞아들였다." 즉 요셉은 하느님이 덧붙여 주시는 은총을 "맞아들인 사람"입니다. 은혜를 은혜로 맞아들인 것이요, 천사의 말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맞아들인 것이요, 파혼하기로 자기 생각을 굳혔었지만 천사가 "맞아들여라"고 말했기 때문에 자기의 생각을 버리고 천사의 말을 맞아들인 사람입니다. 인간은 로봇이 아니고 붕어 빵이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나 하나밖에 없는 세계 유일한 존재로서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존재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하느님을 닮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서 하느님의 모습을 닮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하느님의 모습을 닮아 가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하루 살아가면서 가꾸어야 하고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힘으로만 또는 나의 능력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고 하느님의 은총이 덧붙여질 때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먹고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형성되고 그렇게 되어갑니다. 나쁜 생각을 하게 되면 나쁜 사람으로 변화될 것이고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사람이 되어갈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내가 하느님의 사람이 되려면 그리고 하느님을 닮아 가는 사람으로 되려면 빵으로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빵과 더불어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을 받아들일 때 가능한 것입니다. 나의 생각이 이미 굳혀졌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말씀과 맞지 않을 때 하느님의 말씀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말씀은 진리이고 그것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나를 하느님의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생각한 것이 하느님의 말씀과 맞지 않는다고 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나의 생각을 고집한다면 나는 나의 생각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내가 생각하는 것으로만 머물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으로 바꾸어 하느님의 말씀을 맞아드린다면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것으로 넘어가고 하느님이 원하시는 대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요셉이 의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은총을 받아들였기 때문이고 은총대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교우 여러분, 하느님은 요셉에게 은총을 덧붙여 주셨듯이 오늘 우리에게도 새로운 은총을 덧붙여 주십니다. 매 순간은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매일 나의 모습은 하느님의 사람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그릇입니다. 요한 세례자가 말씀하신 대로 매일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임으로서 나는 점점 더 작아지고 하느님은 내 안에서 더 커지셔야 합니다. 나의 생각은 점점 더 작아지고 하느님의 생각은 더 커져야 합니다. "너희가 나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고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새로워지고 날로 더 큰 사람으로 자라려면 하느님의 은총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은총은 선물이기 때문에 나는 그 선물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내가 하느님께서 매 순간 덧붙여 주시는 은총을 받아들인 만큼 나는 성숙할 것이고 하느님의 사람이 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인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지도를 따라 사는 사람입니다."(갈라 6, 1) "사람은 무엇을 심든지 자기가 심은 것을 그대로 거둘 것입니다. 자기 육체에 심는 사람은 육체에게서 멸망을 거두겠지만 성령에 심는 사람은 성령으로부터 영원한 생명을 거둡니다."(갈라 6, 8) "하느님께서는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이 보화를 담아주셨습니다. 이것은 그 엄청난 능력이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고린 후 4,7)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요셉 성인의 대축일을 지내는 우리의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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