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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족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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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04 ㅣ No.10673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전에 저의 어머니가 외할머니(어머니의 어머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말못할 고생을 많이 겪으면서 사셨다는 것을

제가 나이가 들면서 하나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외할머니는 아들(어머니의 남동생)은 극진히 위하고 돌보셨는데,

지금도 같이 손주들과 살고 계시지만... 어머니의 자식들인 저희들과, 외삼촌네 자식들을 대하시는 사랑과 애정의 정도도 많이 다릅니다.


외할머니와 어머니, 제가 세례를 같이 받고 성당도 다니면서,

무덤덤하게 지내고, 때때로 어머니가 외할머니에게 왠지 모르게 차가운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느끼면

제가 더 잘해드리려고 애를 쓰기도 했었는데...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저도 나이가 들고보니,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여러 모로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것은 알겠지만, 딸인 어머니를 나몰라라 버려두고

아들인 삼촌만 챙긴 외할머니가 너무 원망스럽게 느껴지고...

그런 외할머니지만, 아무 소리하지 않고, 잘 돌봐드리려고 노력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오히려 제가, 화가 나고, 외할머니와 얼굴도 마주 치고 싶지 않아지네요....

물론 이런 사정도 어머니가 내색 안하시고 늘 참고 지내셨다는 것도

나이가 들면서 차차 깨닫게 되었는데... 놀러오신 외할머니를 보니..

제가 너무 화가 났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신앙인이라는 이름으로 뭐든지 용서받고 다 넘어갈 수 있는 거냐.. 는 등등 원망스러운 생각만 치밀고,

아무 말없는 어머니 대신 제가, 외할머니에게, 어머니를 왜 그렇게 차별하고 돌보지 않으셨나고 따지고 싶은데,

또 이제 80이 다 되어서 다리까지 저시는 외할머니를 보면,

저도 아무말 못하게 됩니다...미사에도 같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말없이 성실한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리석고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성당에서 갖가지 활동을 하신다는 외할머니의 성당 이야기를 들으면,

저게 무슨 신앙인이냐는 비난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다행히 이제는 경제적으로나 여러 모로, 어머니가 잘 지내고 계셔서..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도

외삼촌 식구들만 무작정 챙기시며

저의 어머니인.. 딸은 나몰라라 하시며 도움만 요구하는 외할머니를

미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 드리기도 합니다만.. 쉽지 않네요...


사랑하는 저의 어머니 율리아..가 어머니 아가다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들이 치유받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평화롭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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