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6주간 목요일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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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2-20 ㅣ No.4146

연중 제6주간 목요일 2/20

 

예전에는 선교사들이 다른 가난한 나라에 복음을 전하러 가서, 그 나라 사람들의 토착문화와 신앙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치 미신을 믿는 미개인처럼 여겼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야고보 사도는 나의 형제 여러분, 영광스러우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야고 2,1) 라고 말씀하시며,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골라 믿음의 부자가 되게 하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나라의 상속자가 되게 하지 않으셨습니까?”(5) 라는 질문을 던지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최근 발표하신 주교대의원회의 범 아마존 특별 회의 후속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의 제4교회의 꿈에서 가난한 이들, 버려진 이들을 위한 참다운 선택은 …… 그들의 존엄을 드높여 주실 주님과 맺는 우정으로 그들을 초대한다는 뜻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서 교리 규정이나 도덕적 명령만을 전해 받을 뿐 구원의 위대한 선포를 듣지 못한다면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그들은 복음 선포를 들을 권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첫 선포 곧 케리그마(Kerygma)를 들을 권리가 있습니다. …… 이와 같은 열정적 선포 없이는 모든 교회 체계는 고작 또 하나의 비정부 기구가 될 것입니다.”(63-64) 라고 하시며, “많은 아마존 주민들이 처한 가난과 방임의 상황을 감안하여, 이러한 토착화에는 반드시 강력한 사회적 노력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아마존 지역의 복음의 토착화는 영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을 더욱 잘 통합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교회 밖에서 초월적 차원을 향한 그들의 갈망에 응답해 줄 영성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게 하여야 합니다. 이는 다른 곳에서 전파된 모델들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의 얼굴을 지닌 성덕에 대한 증언을 낳을 것입니다. …… 보편 교회에 질문을 던지라고 부름받은 아마존 사람들의 특징을 띠는 성덕을 상상해 봅시다.”(75-77) 라고 아마존 지역의 신앙의 토착화와 문화화를 말씀하십니다.

 

이어서 이 민족들의 삶에서 자생적으로 흘러나오는 몇 가지 종교적 표현들을 섣불리 미신이나 이교(異敎)라고 예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드시 우상 숭배라고 생각하지 않고도 토착적 상징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영적 의미를 띠는 신화는 잘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언제나 이교적 오류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특정 종교 축제들도 거룩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점진적인 정화와 성숙의 과정은 필요하지만 화합과 형제애를 기르는 자리가 됩니다.”(78-79) 라고 자신의 고유 문화 안에 드러나는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와 그 관계에서 비롯된 신앙을 격려하십니다.

 

그리고 4장의 마지막으로 교황님은 우리 그리스도인을 하나 되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신앙입니다. …… 이 삶 안에서 모든 것이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하늘나라의 잔치로 초대받았다는 확신이 우리를 하나 되게 해 줍니다. 그곳에서 하느님께서는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시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우리가 한 일 그대로를 거두어들이실 것입니다.”(109) 라고 하심으로써 가난한 이들이 처해 있고 가난한 이들 안에 스며들어 있는 토착문화에 다가가는 교회의 토착화를 마무리하십니다.

 

이 문헌을 읽으면서 아마존 민족에게만 아니라 우리 민족에 그 권고들을 적용한다면, 우리는 우리 한국 가톨릭 신자들이 한국 사회 안에서 피어나는 고유한 성덕을 발견하고 재구성할 수 있으리라는 꿈을 꾸어봅니다.

 

전문 http://www.cbck.or.kr/Notice/20190345?gb=K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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