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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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3-08 ㅣ No.1961

어제부터 계속해서 비가 오고 있습니다. 봄을 재촉하는 비인지 겨울을 다시 재촉하는 비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날씨가 오락가락 합니다. 그런 날씨 덕분에 저도 어제 오늘 운동을 하지 못 했습니다. 남들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하는 데 저는 요즘은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뱃살이 붙는 것 같아 불안합니다. 제가 너무 오바하지요. 아무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운동합시다.

 

오늘 복음 말씀은 루가 5,27-32절까지의 말씀입니다. 그 내용은 세리였던 레위를 당신의 제자로 부르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세관에 앉아있는 세리를 부르시자 레위는 두 말 않고 예수님을 따릅니다. 예수님께서 레위 뿐만 아니라 다른 세리들 그리고 죄인들과 어울리시자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 학자들이 시비를 겁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니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들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죄인이라서 행복할 수 있는 이유가 오늘 복음에 나옵니다. 죄가 많은 곳에 은총도 많다고 죄인인 우리를 부르러 오셨다고 예수님께서 선언하십니다. 얼마나 희망이 되는 말씀인 지 모릅니다.예수님 시대에 가난한 사람들과 힘이 없는 약자들은 죄인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은 유대교가 정한 법규나 규칙들을 다 지킬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들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안식일법이나 정결법 같은 법규들을 어길 수 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업적으로 죄인일 수 밖에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리가 그들이죠. 세리라는 직업 자체가 일반 사람들에게 혐오스러웠을 뿐 아니라 세리들은 자주 이방인들과 접촉함으로써 오염될 수 있는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세리들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세리를 당신의 제자로 부르셨고, 뿐만 아니라 세리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그들과 공공연하게 어울리셨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기절초풍할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예수님을 비난하고 못 마땅해하는 자들에게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당당하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들은 늘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구별하고 배운 사람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구별하고 남자와 여자를 구별합니다. 그리고 그 구별에 따라 차별대우를 합니다. 우리 자신도 차별대우를 당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예수에게는 그런 구별과 차별이 없으셨습니다. 그 분 안에서는 의인과 죄인의 구별이 없으셨고, 높고 낮은 사람의 차별이 없으셨습니다. 오직 하느님의 평등한 마음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죄인들을 더 사랑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과 힘없는 사람들과 아픈 사람들과 죄인이라고 멸시받는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함께 어울리셨으니까요.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저희들은 어느 때보다 우리의 잘못을 뉘우치며 회개의 삶을 살고 싶어합니다. 저희들이 예수님의 마음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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