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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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8-27 ㅣ No.4365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8/31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자라신 나자렛 고을로 가셔서, 안식일이 되자 회당에 들어가셔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들고 봉독하십니다. 이 말씀은 복음서에서 예수님 생애를 한마디로 요약하는 듯한 신원이자 사명처럼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그런데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면서 존경과 감사를 표하기는커녕,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22) 라고 하며,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다는 식으로 바라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틀림없이 의사야, 네 병이나 고쳐라.’ 하는 속담을 들며, ‘네가 카파르나움에서 하였다고 우리가 들은 그 일들을 여기 네 고향에서도 해 보아라.’ 할 것이다.”(23) 라고 이르시면서, 믿지 않은 이에게는 일어나지 않고 믿는 이들에게만 일어나는 기적 이야기를 비유로 드십니다. 평소 예언자 엘리야를 주 하느님의 예언자로 경건하게 여기며 대접하던 시돈 지방 사렙타 마을의 과부와 예언자 엘리사의 말을 따르지 않던 유다인들과는 달리 엘리사의 말대로 하여 나병을 고친 시리아 사람 나아만 장군이 그들입니다.

 

그러자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회개하여 주 예수님을 믿고 따르려고 하기는커녕, 화가 잔뜩 나서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아,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30) 라고 복음서는 전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깝고 씁쓸하셨을까! 그리고 저 잘난 맛에 똥고집을 부린 고향 어르신들은 예수님을 자기 마을에 모시고서도 아무런 기적의 혜택을 받지 못한 자승자박의 우를 범하고 맙니다.

 

주님은 오늘 복음에서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21)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잘 알 듯이 그 말씀은 허무하게 끝나버립니다. 왜냐하면 그 회당에 있던 유다인들이나 그 후손들이나 오늘 그리스도교 신앙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우리들도 진솔되이 믿고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보물을 담고 있다는 가톨릭 교회인 우리가 보물을 보물답게 존중하고 가꾸며 실현하지 않음으로써 우리 스스로 허망하게 되고 묻사람들의 바아냥 거리가 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보물이 됨으로써, 마침내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며 그 말씀을 이루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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