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21/12/14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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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2-03 ㅣ No.4869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21/12/14 화요일

 

십자가의 요한 성인은 1542년 스페인 아빌라의 폰티베로스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어린 시절 극심한 가난을 체험한 그는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하여 수도 생활을 하다가 사제가 되셨습니다. 이후 요한은 아빌라의 성녀로 잘 알려진 예수의 데레사 성녀와 함께 가르멜 수도회의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영성 생활의 스승 역할을 하셨습니다. 1591년 세상을 떠난 그는 1726년에 시성되셨고, 1926년에는 교회 학자로 선포되셨습니다. 교회의 위대한 신비가인 십자가의 요한 성인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가르멜의 산길, 영혼의 어두운 밤, 영혼의 노래등은 영성 신학의 고전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보면, 오늘 우리의 모습은 2021년 전 유다인들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당대 유다인들의 처지를 살피자면, 기다리는 메시아가 오신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백성들은 경제와 사회의 굴레 속에서 어렵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 불안하고 지친 상황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어쩌면 코로나19의 감염상황으로 인하여 마음을 놓을 수 없고, 언제 이 감염과 확산의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모르고, 그로 인한 경제 사회 질서의 붕괴와 어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불안정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두 아들의 비유를 드십니다.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라고 하자, 맏아들은 싫다고 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갑니다. 둘째 아들은 가겠다고 대답만 하고 가지 않습니다. 정작 아버지의 뜻을 실천한 아들은 처음엔 안 가겠다고 했지만 결국 가서 일을 한 맏아들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마태 21,31-32) 라고 말씀하십니다.

 

때마침 대림시기입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코로나19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에게 하루빨리 오시기를 간구합시다. 지치고 메말라 있는 백성들에게, 갈증과 목마름을 영으로 축여주시고, 허전함과 배고픔을 주님 생명의 말씀과 성체성사로 채워주셔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도록 힘과 용기를 주시기를 간구합시다. 우리를 이 전염병의 공포에서 건져주실 수 있는 분은 주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믿고 따르기로 합시다. 주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셔서 우리가 전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이끄시는 현실적인 방법은 인류사회에서 개인위생과 방역지침준수 및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드러나겠지만, 우리 인류의 부족한 노력을 주님의 권능으로 채워주셔서 우리에게 평화와 안녕을 허락하실 것입니다.

 

그냥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다른 이들의 수고와 희생을 바탕으로 날짜만 지나가서 성탄 때가 되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다시 오시는 주 예수님께 우리의 희망을 두고, 오늘의 번거롭고 힘겹고 불안한 하루하루 상황에, 우리 각자에게 맡겨진 소명과 역할을 충실히 살아내며 성탄절을 맞이하기로 합시다. 특히 평일에 시간 내서 성당에 오실 수 있는 분들과 스스로 천주교 신자라고 자부하시는 분들과 평신도 지도자분들은 기도할 시간 없고 기도조차 제때 제대로 바치지 못하는 신자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희생을 봉헌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문가들의 노력과 사회 각 계층의 우리 모두가 하는 일이 인류 공동체를 위한 나름대로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하고 투신하며 성탄을 기꺼이 맞이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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