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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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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석 [ryu4337] 쪽지 캡슐

2008-11-08 ㅣ No.9687

아침 7시30여분
여의도 삼성생명앞 횡단보도에서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탁한 입김을 훅불며 발을 동동 굴렀다.
"에이 주리할 노므것 먼 날씨가 이리추워"
옆의 아저씨가 새벽까지 술을 푸셨는지 딸기코에 졸린눈을
연신 껌뻑거리며 알지못할소리로 중얼거렸다.
키키한 냄새에 옆의 아가씨들이 은근슬쩍 피했고 나도 자리를
뜰까 고민하고 있는데 그가 어지럽게 널부러진 수염사이로
흰이빨을 드러내며 다가왔다.
"담배 있으면 한개피만!!"
"없는데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는 그를 애써 피하며 시선을 돌리는 순간
나란히 달리던 두차가 정지선에 급박하게 정지하는 광경이
눈에 띄웠다.
뒤차 운전자의 잽싼 브레이크로 사고는 나지않았지만 화가
단단히 난 그는 차창을 열어 목을 내민다음 소리를 버럭질렀다.
"야 병신XX야!  운전을 그따위로 하냐!"
"머라고 이XX야 왜 욕을 하고 지랄이야!
앞차 운전자가 창문을 열며 욕설을 해대자 성질이 날때로 난
뒤차운전자가 더욱 목에 핏대를 세우며 듣기에 민망한 욕설을
마구 퍼부었다.
"이런 상노므XX! 너 어디 회사 다녀!
젊은 노므 시키가... 이참에 아예 회사를 못다니게 해버릴테니.."
"머라구! 이 자식이!!"
둘이 열나 싸우는 동안에 파란불이 커졌고 행인들이 나란히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옆에 서있던 딸기코아저씨가
갑자기 그들에게 다가가더니 소리를 버럭 질렀다.
"이 병신들아 싸울려면 나와서 치고박고 하지..
왜 말로만 싸워!!"
황당한듯 두 운전자는 급하게 창문을 닫았고 신호가 바꾸기 무섭게
재빨리 차를몰고 달아나듯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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